“당 충전은 착각” 단 음식, 피로보다 질병 부른다

中·美 연구진 “첨가당, 45가지 질병 위험 높여…하루 25g 이하로 줄여야”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11-12 10:59

▲ 피로할 때 찾는 단 음식이 오히려 건강을 해치며, 당 과다 섭취는 45가지 질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셔터스톡]

피곤할 때 일하다가 “당 떨어졌다”며 단 과자를 찾는 사람들이 많다. 잠깐의 피로를 달래려는 자연스러운 습관이지만, 이는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2023년 4월, 국제 의학학술지 『BMJ(The British Medical Journal)』에 발표된 중국과 미국 공동 연구에 따르면, 첨가당(국제 기준으로는 ‘자유당[free sugar]’이라 불림)을 많이 섭취한 사람은 총 45가지 질병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진은 73건의 메타분석, 8600여 건의 선행 연구를 종합 검토한 결과, 과도한 첨가당 섭취가 당뇨병·비만·심혈관질환·암·우울증·조기 사망 등과 연관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보고서는 “정책 수립에 앞서 기존 연구의 질을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며 “첨가당 섭취를 하루 25g, 즉 약 6티스푼 이하로 제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 순간의 활력 뒤 찾아오는 ‘혈당 롤러코스터’

초콜릿, 과자, 달콤한 음료는 섭취 직후 혈당을 빠르게 끌어올려 일시적인 ‘에너지 충전’ 효과를 준다. 그러나 인슐린이 과다 분비되면서 곧 혈당이 급격히 떨어지고, 무기력감과 졸림, 집중력 저하가 뒤따른다.

이처럼 짧은 시간에 혈당이 급등락하는 현상은 일명 ‘혈당 롤러코스터’로 불리며, 반복될 경우 혈당 조절 기능이 둔화돼 피로, 폭식, 비만을 유발할 수 있다.

연구에 참여한 중국·미국 공동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첨가당의 과다 섭취는 염증을 유발하고 심혈관계에 부담을 줘 고혈압·비만 위험을 높인다”며 “과일주스, 꿀, 시럽처럼 세포 구조가 파괴된 식품 속 당도 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설탕이 많은 음료는 주 1회 이하(200~355mL, 약 1캔 이하)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현재 전 세계 인구의 평균 섭취량은 권장 기준의 2배를 웃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단맛 중독’의 악순환…피로감은 더 커진다

단 음식은 뇌의 보상중추를 자극해 일시적인 행복감을 주지만, 그 효과는 금세 사라진다. 반복적으로 단맛을 찾게 되면 ‘단맛 중독’으로 이어져 섭취량을 조절하기 어려워진다.

또한 첨가당은 체내 염증 반응을 높이고 인슐린 저항성을 유발해 당뇨병과 심장질환 발병 위험을 높인다. 특히 가공식품에 다량 포함된 첨가당은 체내 염증을 증가시켜 우울증, 불면증 등 정신건강 문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제시됐다.

전문가들은 피로할 때 단 음료나 과자 대신 복합탄수화물(현미, 통곡물빵 등)과 단백질(두부, 달걀, 견과류 등)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 조합은 혈당을 천천히 올려 장시간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 주며, 몸의 피로를 덜어주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 수면, 스트레스 관리가 혈당 안정과 피로 해소에 필수적이다.

연구진은 “전 세계적으로 공중보건 교육과 정책적 규제가 병행되어야 한다”며 “작은 실천부터 시작하더라도 설탕 섭취를 줄이면 건강 개선 효과는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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