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한끼의 타이밍이 건강을 좌우한다

저녁 늦게 먹는 습관, 혈당·혈압 흔들어
잠들기 최소 3시간 전 식사 끝내야”…심장 건강·혈당 조절·수면의 질 개선 효과 확인

[저녁 늦게 먹는 습관은 혈당과 혈압을 흔든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저녁 식사 시간을 조금 앞당기는 것만으로도 심장 건강과 혈당 관리, 수면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잠들기 직전 야식을 먹는 습관보다 취침 최소 3시간 전에 식사를 마치고 밤 시간 공복을 유지하는 것이 심혈관계와 대사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최근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의과대학 연구진의 연구 결과를 인용해 저녁 식사 시점을 수면 시간에 맞춰 조정하는 것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연구진은 가능하면 오후 5시부터 7시 사이에 저녁 식사를 마치고, 취침 전 최소 3시간 동안은 음식 섭취를 하지 않는 생활 습관을 권고했다.

이번 연구는 과체중 또는 비만 상태이면서 대사질환 위험이 높은 36세에서 75세 사이 성인 39명을 대상으로 약 7주 반에서 8주 동안 진행됐다. 참가자 가운데 상당수는 혈당 조절 이상이나 심혈관 질환 위험 인자를 가지고 있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관찰했다. 한 그룹은 취침 3시간 전부터 음식 섭취를 중단하고 밤 시간 공복 상태를 13~16시간 유지하도록 했으며, 다른 그룹은 기존 생활 습관을 유지했다. 두 그룹 모두 음식 종류나 칼로리는 제한하지 않았으며, 취침 전 3시간 동안 실내 조명을 어둡게 유지하도록 했다.

연구 시작 전 참가자들은 연구시설에 입소해 혈압과 심박수,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 등을 측정했다. 또한 당부하 검사와 수면 검사를 시행해 대사 건강과 수면 상태를 평가했으며, 연구 기간 동안에는 식사 기록을 작성하며 생활 패턴을 관리받았다.

연구 결과는 비교적 뚜렷했다. 취침 전 음식 섭취를 제한한 그룹은 야간 혈압이 약 3.5% 감소했고, 심박수는 약 5% 낮아졌다. 또한 혈당 조절 능력이 개선됐으며 포도당이 공급됐을 때 췌장이 인슐린을 보다 효율적으로 분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밤 시간 코르티솔 수치 역시 감소해 신체가 안정적인 휴식 상태에 진입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이러한 변화가 단순히 공복 시간 증가 때문만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핵심은 식사 시간을 생체시계(서카디안 리듬)에 맞춘 데 있다는 것이다. 사람의 몸은 낮 시간 동안 음식물을 처리하고 혈당을 조절하는 능력이 높지만, 밤이 되면 수면을 준비하는 방향으로 생리 기능이 전환된다.

특히 저녁이 깊어질수록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하는데, 멜라토닌은 인슐린 분비와 작용에 영향을 미쳐 혈당 조절 능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따라서 늦은 밤 식사는 혈당 상승을 유발하고 대사 부담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기존 연구에서도 마지막 식사 시간이 늦거나 식사 후 곧바로 잠드는 생활 패턴은 총 열량 섭취 증가와 체중 증가 위험, 혈당 관리 악화와 연관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 연구진은 식사 시점이 음식의 종류만큼이나 건강에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잠들기 직전 식사가 위산 역류와 속쓰림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신체가 휴식 모드로 전환되는 과정을 방해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 반면 식사 후 충분한 소화 시간을 확보하면 수면의 질이 높아지고 야간 혈압과 심박수가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야간 디핑(night dipping)' 현상이 유지돼 심혈관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 책임자인 필리스 지 박사는 “식사로 인한 생리학적 이점을 얻기 위해서는 무엇을 먹는지뿐 아니라 언제 먹는지도 중요하다”며 “일찍 저녁 식사를 하기 어렵더라도 최소한 잠들기 3시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별도의 칼로리 제한이나 특별한 식단 없이도 식사 시간을 조정하는 것만으로 혈압과 혈당, 심장 건강, 수면 상태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러한 생활 습관이 장기적으로는 노화에 따른 인지 기능 저하와 대사질환 위험 감소에도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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