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정월 대보름, 부럼깨기 견과류의 영양은?

부럼깨기, 약밥 만들기는 정원대보름의 대표적 음식 풍습
부럼의 견과류는 알고 먹으면 더 좋아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5-02-12 17:4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오늘, 음력 1월15일은 정월대보름이다. 음력 설을 지나 첫 보름달이 뜨는 날로, 한 해의 시작을 알리고 풍요와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전통적인 농경사회에서는 음력의 절기에 따라 움직인다. 따라서 음력의 기준이 되는 달은 풍요와 다산의 상징이었으며, 보름달을 바라보며 풍요로운 한 해를 기원하는 의식을 하였다. 이러한 의식중에 ‘부럼깨기’와 ‘약밥 만들기’ 등은 정월대보름의 대표적 음식 풍습으로 꼽힌다.

정월대보름은 삼국시대부터 이어져 온 오랜 역사를 가졌다. 부럼깨기는 호두, 잣, 땅콩 등 딱딱한 껍질을 깰 때 나는 소리 등으로 귀신이 놀라 한 해 동안 부스럼이 생기지 않는다는 의미가 담겼다. 조선 시대 기록인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를 보면 “정월 대보름날 아침에 부럼을 깨 먹으면 일 년 내내 무병하다”고 기술돼 있다.


부럼은 딱딱한 껍질 속 열매를 칭하는 말로, 호두, 잣, 땅콩 등을 먹는다. 호두는 그 생김새 답게 뇌에 좋은 식품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몸에 필요한 식물성 지방과 항산화제가 풍부하다.

한의서인 본초강목에 따르면 호두는 신장 기능을 강화하고 두뇌 활동을 촉진하며 허약한 기운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또한 비타민E와 오메가3 등이 풍부해 혈액순환을 돕고 뇌 건강 증진에도 도움을 준다. 관절통과 요통 등을 개선하는데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잣은 예로부터 신선이 먹는 음식으로 불리며 무병장수를 상징하는 견과류로 여겨져 왔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도 피부를 윤택하게 하고 오장의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본초강목에 기술돼 있다.

영양학적으로 잣은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해 성인병 예방, 노화 억제, 신진대사 촉진 등에 도움을 준다. 특히 잣에는 다른 견과류에는 없는 ‘피놀렌산’이라는 불포화 지방산이 들어가 있는데, 이는 혈중 콜레스테롤은 물론, 혈당 조절에 효과적이다.

옛날 ‘낙화생(落花生)’이라고도 불린 땅콩은 혈액 순환을 개선하고 피로 회복과 호흡기·소화기 건강을 보호하는 데 유익한 것으로 전해진다.
땅콩은 비타민 B군과 ‘레시틴’이라는 성분이 포함돼 두뇌와 신경세포 활성화를 높여주는 견과류로도 꼽힌다. 다만 땅콩은 장기간 실온에 둘 경우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 물질이 형성될 수 있어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는 것을 권장한다.


이러한 부럼 견과류들은 정월대보름의 또 다른 전통 음식인 약밥에도 사용된다. 약밥이란 꿀과 잣, 대추 등이 들어간 찹쌀밥으로, 옛날에는 꿀이 들어간 음식에 ‘약’자를 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월대보름의 또 다른 전통 음식인 오곡밥에는 그 해의 곡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뜻이 담겼다. 농사를 짓는 사람은 농사지은 곡식을 종류별로 모두 넣어서 오곡밥을 지었다.

오곡밥은 찹쌀·차수수·차좁쌀·붉은팥·검정콩 등의 다섯 가지 곡식을 시루에 쪄낸다. 찹쌀은 성질이 따뜻해 위장을 보호하고 기력을 보충하는 효과가 있다. 약밥에 올라가는 대추도 성질이 따뜻하고 소화 기능과 면역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약밥에 사용되는 꿀은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 노화 방지와 피부 건강, 피로 회복 등을 돕는다.

정월대보름의 부럼과 오곡밥 등의 전통 음식과 풍습에는 건강을 고려한 선조들의 지혜가 담겨 있다. 한가지 주의할 점은, 견과류와 약밥은 칼로리가 높은 편이므로 과다 섭취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딱딱한 견과류를 씹을 때 턱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호두의 껍데기를 깔 때는 도구를 이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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