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돈 센트럴병원 정형외과 부원장, 스마트폰·추위로 젊은 오십견 증가

김상돈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정형외과 부원장
  • 부동희 기자
  • 발행 2025-12-11 13:43

▲추위와 스마트폰 사용 등 생활습관 변화로 어깨가 굳는 젊은 오십견 환자가 20~30대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추위가 시작되는 겨울철이면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눈에 띄게 많아집니다.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지고 관절 주변 혈류가 감소하는 계절적 요인 때문인데, 별다른 외상 없이 어깨가 아프고 팔을 들어 올리거나 돌리는 동작이 제한된다면 연령과 관계없이 ‘오십견(동결견)’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흔히 오십견은 50대 이후에만 발생하는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층에서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장시간 스마트폰 사용, 체형 불균형, 운동 부족 등 생활습관 변화가 주요 원인인데, 이로 인해 ‘이십견’, ‘삼십견’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할 정도입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데이터에서도 같은 흐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20~30대 오십견 환자는 2020년 30,575명에서 2024년 34,446명으로 5년간 12.6% 증가했습니다.

오십견은 원래 나이 증가에 따른 퇴행성 변화와 함께 나타나는 질환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자세 변화와 관절 사용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폰·컴퓨터 사용으로 인한 잘못된 자세가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고개를 앞으로 빼고 어깨가 말리는 거북목·라운드숄더 자세가 반복되면 어깨 앞쪽 구조물에 지속적인 스트레스가 가해지고, 근육은 긴장된 상태로 단단해지며 관절낭 역시 점차 굳기 시작합니다.


여기에 겨울철 추위까지 더해지면 어깨가 더 움츠러들어 관절 움직임 범위가 크게 줄어듭니다.

또한 수술이나 부상으로 팔을 오랫동안 고정한 경우, 회전근개파열·석회성건염 등 다른 어깨 질환이 있는 경우, 당뇨병·갑상선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에도 오십견 위험이 높아집니다.

오십견은 통증과 관절운동 제한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처음에는 뻐근한 근육통처럼 시작하지만, 염증이 진행되면 팔을 들어 올리거나 뒤로 젖히는 동작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발생합니다. 옷을 갈아입거나 머리를 감는 동작처럼 회전 범위가 필요한 움직임이 특히 불편해집니다.

야간통도 오십견을 구분하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누웠을 때 어깨가 바닥에 눌리면 관절낭 압력이 증가해 통증이 심해져 잠을 유지하기 어렵고, 한쪽으로 돌아누우면 통증이 더욱 심해 수면의 질이 급격히 떨어집니다.

어깨 통증은 회전근개파열, 석회성건염, 목디스크 등 다양한 원인에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수입니다. 특히 수동적 관절운동(다른 사람이 팔을 움직여줄 때)의 제한 여부는 오십견 진단에 중요한 기준이 됩니다.


오십견은 치료 시기를 놓치면 회복이 더디고 관절 강직이 오래 남을 수 있습니다. 환자의 병기 단계, 관절 가동 범위, 통증 강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 전략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기에는 약물치료·주사치료·운동치료 등을 통해 통증 감소와 염증 완화를 목표로 치료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보존적 치료에도 가동 범위 회복이 충분하지 않으면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


▲ 김상돈 한양대학교 교육협력병원 센트럴병원 정형외과 부원장
[사진=센트럴병원]

● 관절수동조작술(MUA)
팔 움직임 제한이 심하거나 오랜 기간 굳어 있는 경우 적용합니다. 의료진이 수면마취 하에 굳은 관절낭을 부드럽게 늘려주는 방식으로, 시술 직후 관절 움직임이 빠르게 개선되는 경우가 많아 환자 만족도가 높습니다.

● 관절내시경 수술
보존적 치료와 시술에도 회복이 부족할 때 시행합니다. 내시경을 통해 두꺼워진 관절낭을 직접 절개·박리하며, 필요한 경우 회전근개 파열이나 석회성건염 등 동반 질환도 동시에 치료할 수 있어 근본적 개선이 가능합니다.

젊은 오십견 환자가 늘고 있는 지금, 어깨 통증은 단순한 피로감으로 넘기기 쉽습니다. 하지만 어깨 통증은 원인에 따라 치료 방향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연령과 상관없이 어깨가 지속적으로 결리거나 옷을 입는 동작, 머리를 감는 동작이 불편해졌다면 조기 진료를 통해 정확한 평가를 받으시길 권합니다. 빠르게 진단하고 단계별 치료를 적용하면 대부분 좋은 경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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