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5kg, 기울면 20kg…추석 장거리 운전 건강 주의보

도움말: 강경중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교수
올해 추석 연휴(10월 3~8일)는 최장 6일간 이어진다.
국토교통부는 이 기간 동안 고속도로 이용 차량이 약 3410만 대에 달하고, 특히 추석 당일에는 최대 667만 대가 몰려 역대 최고 수준의 혼잡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긴 정체가 불가피한 만큼 운전자들의 피로 누적과 사고 위험이 우려된다.
#1. “버스 운전만 하면 어깨가 뻐근해져요”
시내버스 기사로 일하는 박모(50대)씨는 이번 추석 연휴에 가족들과 함께 자가용으로 고향을 방문할 예정이다. 그는 “평소 하루 종일 운전대를 잡다 보니 연휴에도 또 운전을 해야 한다는 생각만 해도 어깨부터 결린다”며 “예전에는 장거리 운전 후 목이 뻣뻣해 며칠 동안 파스 없이는 못 버텼다”고 말했다.
#2. “졸음을 쫓으려다 더 피곤해져”
맞벌이 부부인 이모(40대)씨는 지난해 귀경길에서 졸음을 참기 위해 진한 커피를 여러 잔 마셨다. 그는 “잠시 정신이 드는 듯했지만 도착 후 한숨도 못 자고 뒤척이다 보니 다음 날에는 오히려 피곤이 더 쌓였다”며 “카페인이 해결책이 아니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고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장거리 운전 시 허리와 목에 과부하가 걸린다고 지적한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강경중 교수는 “앉아 있는 동안은 체중이 다리로 분산되지 못해 허리가 서 있을 때보다 1.5배 이상 하중을 받는다”며 “등받이를 90도로 세우고 척추를 곧게 펴야 한다. 1~2시간마다 차에서 내려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목과 어깨도 예외가 아니다.
강 교수는 “머리 무게는 약 5kg이지만 목이 30도 앞으로 기울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이 4배 이상 커진다”며 “머리를 등받이에 붙이고 턱을 당겨 거북목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목쿠션이나 낮은 베개를 받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기저질환자나 감기·알레르기 환자는 복용 중인 약의 부작용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박정하 교수는 “항히스타민제가 포함된 감기약은 졸음을 유발할 수 있어 운전 전 복용에 주의해야 한다”며 “장거리 운전이 예정돼 있다면 복용 여부를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했다.
졸음을 막기 위해 커피·에너지 음료를 과다 섭취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카페인은 일시적인 각성 효과를 주지만, 수면이 부족한 상태에서는 피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장시간 주행 중 눈의 피로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안구 건조증이 있는 경우 시야가 흐려져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인공눈물을 준비해 수시로 점안하는 것이 좋고, 야간 운전 시에는 빛 번짐 현상에 유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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