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곤 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겉모습보다 근육과 뼈가 더 중요합니다

가천대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5-11-11 12:19

▲ 근육은 체지방을 막고 균형과 독립적 삶을 지켜주는 몸의 대사 엔진이다. [이미지=셔터스톡]

나이가 들수록 우리는 몸의 변화를 자연스러운 노화 현상으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하지만 가만히 들여다보면 단순한 노화가 아니라, 근육은 줄고 체지방은 늘어나는 ‘건강의 불균형’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라, 삶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건강 신호로 봅니다.

흔히 “나잇살은 어쩔 수 없다”고 말하지만, 과도한 체지방 증가는 결코 가볍게 볼 일이 아닙니다.


체중이 늘면 무릎·엉덩이·발목 관절에 부담이 커지고, 이는 퇴행성 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한 체지방 증가는 고혈압, 당뇨병, 이상지질혈증, 지방간 같은 대사 질환의 위험을 높이고, 혈관 노화를 촉진해 심장병이나 뇌졸중의 발병률도 끌어올립니다.

특히 폐경 이후 여성은 근육량이 급격히 줄어들고 체지방이 늘면서 골밀도가 떨어지기 쉽습니다.


그 결과 골다공증성 골절 위험이 커지고, 회복에도 오랜 시간이 걸리게 됩니다.

겉으로 보기엔 정상 체중처럼 보여도 ‘근감소성 비만’이 숨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근육이 줄고 지방이 차오른 상태로, 외형보다 훨씬 심각한 대사적 불균형을 일으킵니다.

건강한 체중을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근육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근육은 단순히 몸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 아니라, 우리 몸의 대사 엔진이기도 합니다. 근육이 많을수록 가만히 있을 때도 더 많은 칼로리를 소모하고, 체지방 축적을 막을 수 있습니다.

또한 근육은 균형감각과 낙상 예방의 핵심입니다. 하체 근육이 단단하면 넘어짐으로 인한 골절을 예방할 수 있고, 누구의 도움 없이 스스로 생활할 수 있는 ‘독립적인 노년’이 가능합니다.

건강한 체중 관리의 시작은 식사입니다.


매 끼니에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해야 근육 손실을 막을 수 있습니다.


살코기, 생선, 두부, 콩, 계란 같은 단백질 식품을 매일 꾸준히 챙기고, 당분과 염분이 많은 음식은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간식을 자주 먹는 대신 규칙적인 식사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 길병원 가정의학과 김경곤 교수


운동은 ‘의무’가 아닌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


즐겁게 지속할 수 있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파크골프, 산책, 요가처럼 재미를 느낄 수 있는 활동을 권합니다.


여기에 주 2~3회 가벼운 근력운동(아령·물병 들기, 의자에서 일어나기 등)을 더하고, 매일 30분 걷기를 병행한다면 체지방을 줄이면서 근육을 지킬 수 있습니다.

‘적정 체중’이란 단순히 살이 찌지 않은 상태가 아닙니다. 근육·지방·수분이 조화를 이루어 몸이 가장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상태입니다. 이때 관절과 심장은 부담 없이 움직이고, 대사 기능은 원활해지며, 피로가 덜 쌓입니다.

건강한 체중과 근육을 지키는 일은 중년 이후 삶의 기본 조건입니다. 지금 바로 할 수 있는 작은 변화 식사 조절, 가벼운 운동, 꾸준한 습관이 결국 미래의 나를 독립적이고 활력 있는 노년으로 이끌 것이라 믿습니다.

몸이 가벼워야 마음도 가벼워집니다. 오늘부터 그 균형의 첫걸음을 내딛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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