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로와 통증 사이, '유방암'은 어떻게 우리 곁에 다가오나

유방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방송인 박미선이 최근 방송과 개인 채널을 통해 항암 치료 과정과 신체 변화, 그리고 진단 전후의 경험을 솔직하게 전하며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동안 녹화 도중에도 계속 졸 정도의 극심한 피로가 이어졌고, 당시에는 단순한 과로로 넘겼지만 돌이켜보면 유방암의 ‘첫 신호’였다고 설명했다.
수술과 항암·방사선 치료를 거치며 탈모, 말초 신경 마비, 피부 발진, 폐렴 등 다양한 부작용을 겪었지만, “다시 생기면 또 치료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자세로 투병 과정을 이어가고 있다.
그의 경험은 유방암이 조기 발견될 경우 치료 성적이 크게 달라진다는 점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한다.
유방암은 어떤 질환일까
국가암정보센터는 유방암을 유방을 이루는 유선과 유관에서 비정상 세포가 자라 종양을 형성하는 질환으로 설명한다.
이 종양은 성장하면서 주변 조직을 침범하거나 혈관과 림프관을 따라 몸의 다른 부위로 퍼질 수 있다.
초기에는 유방 안에만 국한되지만 침윤이 시작되면 뼈·폐·간 등 주요 장기로 전이돼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유방암은 암세포가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비침윤성 유방암과 주변 조직을 뚫고 퍼지는 침윤성 유방암으로 나뉘며, 비침윤성 단계에서는 비교적 치료 성적이 좋지만 침윤성으로 진행되면 치료 과정이 복잡해지고 삶의 질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유방암은 특정 원인 하나로 설명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다만 여러 연구를 통해 발생 위험을 높이는 요인들이 확인돼 있다.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는 기간이 길수록 유방암 발생 위험이 증가하며, 이른 초경과 늦은 폐경, 출산이나 수유 경험이 적은 경우가 대표적이다.
폐경 후 비만 역시 체내 여성호르몬 농도를 높여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
가족력과 유전자 변이도 중요한 요소로, BRCA1·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는 경우 유방암 발생 가능성이 크게 높아진다.
음주나 방사선 노출과 같은 생활습관·환경 요인 역시 위험 증가와 연관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 더 위험하다
초기 유방암의 가장 큰 특징은 증상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통증은 초기 유방암의 일반적인 증상이 아니며, 대부분의 유방 통증은 암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
환자가 암을 의심하게 되는 가장 흔한 계기는 유방에서 단단한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다.
이 밖에도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거나, 암이 진행되면 유방 피부가 오렌지 껍질처럼 두꺼워지고 유방 모양이 변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유방암은 어떻게 진단할까
서울대학교병원은 유방암 진단이 자가검진과 의사의 임상진찰, 영상검사, 조직검사를 종합해 이뤄진다고 설명한다.
기본 검사는 유방촬영술로, 작은 종양이나 석회화를 발견하는 데 효과적인 검사로 알려져 있다.
정기적인 유방촬영술은 유방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음이 입증된 검사이기도 하다.
다만 우리나라 여성에게 흔한 치밀유방의 경우 촬영술만으로는 병변이 충분히 보이지 않을 수 있어 유방 초음파 검사를 함께 시행하는 경우가 많다.
유방암으로 확진되면 MRI, CT, PET 등을 통해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평가하고 치료 계획을 세운다.
치료는 환자의 상태를 종합해 맞춤형으로 진행된다
유방암 치료의 기본은 수술이며, 병기와 암의 특성에 따라 항암화학요법, 방사선치료, 항호르몬 치료, 표적치료 등이 병행된다.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유방 보존술이나 유방 전절제술이 시행되며, 재발 위험을 낮추기 위해 수술 후 항암치료나 항호르몬 치료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HER2 단백질이 많이 발현된 유형의 유방암에서는 표적치료제가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치료 과정에서는 탈모나 오심, 면역력 저하, 림프부종 등 다양한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으나, 치료 기술의 발전으로 조기 유방암의 5년 생존율은 90% 이상으로 매우 높아졌다.
예방의 첫걸음은 ‘검사를 미루지 않는 것’
유방암을 완벽하게 예방하는 방법은 아직 없다.
다만 적절한 체중 유지와 절주, 규칙적인 운동, 균형 잡힌 식습관은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기검진이다.
의료계는 30세 이후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하고, 40세 이상 여성은 1~2년 간격으로 유방촬영술과 의사의 임상진찰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가족력이 있거나 BRCA 유전자 변이 등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더 이른 시점에 전문의 상담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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