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터 한 숟갈 건강법? 전문가들 “검증 안 된 유행”

  • 부동희 기자
  • 발행 2026-01-08 11:53

▲ SNS에서 확산 중인 ‘버터 건강법’에 대해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다고 경고한다. [사진=셔터스톡]

암이 사라졌다, 살이 빠졌다, 아이 두뇌가 좋아진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이른바 ‘버터 건강법’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공복에 생버터를 먹거나, 특정 음식과 함께 버터를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이다.


일부 영상은 조회 수 수십만 회를 넘기며 공동구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의료·영양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주장”이라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공복에 버터 한 덩이, 정말 괜찮을까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에는 “아침 공복에 생버터를 먹는다”, “버터를 먹으면 번뇌가 사라진다”, “혈당이 오르지 않아 다이어트에 좋다”는 내용의 영상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일부 영상에서는 버터를 비만 치료제의 대안처럼 소개하거나, 특정 제품 구매를 유도하는 링크를 함께 달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어린아이에게 냉동 버터를 간식처럼 먹이는 영상도 확산 중이다. “동물성 포화지방이 장과 두뇌 발달에 좋다”는 자막과 함께 아이 손에 버터를 쥐여주는 영상은 수십만 회 이상 조회되며 부모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판단은 분명하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강재헌 교수는 “공복에 생버터를 섭취하는 식이요법은 검증이 전혀 되지 않은 방식”이라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중요한 것은 특정 음식을 먹느냐가 아니라 이후 전체 식사 구성”이라며 “공복에 고열량의 버터를 섭취한 뒤 다른 식사를 하게 되면 체중 관리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 끼를 대체하지 않는 이상 체중 조절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고, 단백질·식이섬유·미량 영양소 부족으로 영양 불균형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따라 했다가 콜레스테롤 급상승


실제 부작용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직장인 A씨는 공복 버터 섭취를 3주간 실천한 뒤 건강검진에서 콜레스테롤 수치가 급격히 상승했다.


그는 “집중력이 좋아진다는 영상을 보고 따라 했지만, 속이 더부룩하고 메스꺼움이 심해졌다”며 “의사로부터 즉시 중단하라는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에게 버터를 먹였다가 병원을 찾은 사례도 있다. 주부 홍모 씨는 “아이 장과 두뇌에 좋다는 말을 믿고 3살 아이에게 일주일간 버터를 먹였는데 설사와 복통이 반복됐다”며 “지방 섭취 과다라는 설명을 듣고 중단했다”고 전했다.

“암 예방·두뇌 발달 근거 없어”


수원대 식품영양학과 이유현 교수는 “생버터를 반복적으로 섭취할 경우 LDL 콜레스테롤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대사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는 오히려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버터의 암 예방 효과나 어린이 두뇌 발달 주장에 대해서도 “관련 근거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과학적으로 뒷받침되는 자료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는 지방 공급원으로 더 균형 잡힌 선택지가 많은데, 굳이 큰 덩어리의 버터를 매일 섭취할 필요는 없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SNS에서 확산하는 건강 정보일수록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히 특정 식품을 과장해 홍보하거나 공동구매와 결합된 정보는 상업적 목적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높다.


강재헌 교수는 “짧은 영상 하나만 보고 식습관을 바꾸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검증되지 않은 식이요법은 장기적으로 건강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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