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5명 중 1명, 만성질환 두 개 이상 보유"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6-01-08 12:23

▲ 성인 5명 중 1명은 두 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셔터스톡]

고혈압이나 당뇨병 하나만 관리하면 될 시대는 지났다.


우리나라 성인 5명 중 1명은 이미 두 개 이상의 만성질환을 동시에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대를 기점으로 복합 만성질환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단일 질환 중심의 건강 관리 방식에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질병관리청이 국민건강영양조사(2013∼2024년)를 토대로 성인 7만여 명의 건강 상태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당뇨병·고혈압·고콜레스테롤혈증 중 2개 이상을 동시에 가진 성인은 19.7%에 달했다.


2013년 11.5%와 비교하면 약 12년 사이 1.7배 늘어난 수치다.

“하나가 시작되면, 둘 셋으로 번진다”


연령별로 보면 변화는 더욱 뚜렷하다.


20∼30대의 복합 만성질환 유병률은 2.0%에 불과했지만, 40∼50대에서는 17.3%로 급증했고 60세 이상에서는 40.8%에 이르렀다. 남녀 모두 40대를 기점으로 증가 곡선이 가팔라졌다.

특히 고혈압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함께 앓는 경우가 가장 흔했다.


전체 복합 만성질환자 가운데 19.9%가 이 조합에 해당했으며, 60세 이상에서는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고혈압과 당뇨병, 당뇨병과 고콜레스테롤혈증을 함께 가진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성인 10명 중 1명은 ‘3종 세트’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고혈압·당뇨병·고콜레스테롤혈증 세 가지를 모두 앓고 있는 성인도 전체의 10.9%에 달했다.


2013년 5.9%에서 12년 만에 1.8배 늘어난 것이다. 단순히 질환자가 늘었다기보다, 한 사람이 여러 질환을 동시에 안고 가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이를 “만성질환의 누적 효과”로 본다. 하나의 질환이 생기면 생활습관이 악화되고, 그 결과 다른 질환이 연쇄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설명이다.

비만·음주·운동 부족, 겹칠수록 위험 커져


복합 만성질환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는 비만, 음주, 신체활동 부족이 꼽혔다.


특히 40∼50대에서 비만한 경우, 정상 체중에 비해 복합 만성질환 발생 위험이 6.3배 높았다. 고위험 음주를 하는 경우에도 위험은 1.8배 증가했다.

질병관리청 연구진은 “청년층에서는 단일 만성질환이 먼저 나타나고, 장년층부터는 복합 만성질환이 빠르게 늘어난다”며 “비만과 음주, 운동 부족에 대한 관리는 젊을 때부터 시작하고, 중년 이후에는 질환을 ‘묶어서’ 관리하는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분석은 만성질환 관리의 방향을 다시 생각하게 한다. 혈압만, 혈당만 관리하는 방식으로는 이미 늦을 수 있다는 경고다.


전문가들은 “중년 이후 건강 관리는 질환 개수가 늘어나지 않도록 막는 것이 핵심”이라며, 생활습관 개선을 중심으로 한 통합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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