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레스테롤도 유전”…엄마 LDL 높으면 자녀 위험 최대 4배

▲ 부모, 특히 어머니의 LDL 수치가 높을수록 자녀의 고콜레스테롤 위험이 커지며, 심혈관질환의 위험은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헬스케어저널=구재회 기자) 부모의 콜레스테롤 수치가 자녀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어머니의 저밀도 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수치가 높을수록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위험이 더 크게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혈관질환은 흔히 중년 이후에 나타나는 질환으로 여겨지지만, 그 위험 요인은 어린 시절부터 형성된다는 것이 의학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그 중심에는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이 있다. LDL은 혈액 속에서 콜레스테롤을 말초 조직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며, 수치가 높아지면 혈관 벽에 쌓여 동맥경화를 촉진하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가천대 약학대학 장하영 교수 연구팀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Lipidology’에 발표한 연구에서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7~18세 소아·청소년 2702명을 분석한 결과, 부모의 LDL 수치가 자녀의 LDL 수치와 유의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에서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은 LDL 130mg/dL 이상, 부모의 이상지질혈증은 총콜레스테롤 240mg/dL 이상 또는 LDL 160mg/dL 이상으로 정의했다.

분석 결과 부모 모두 이상지질혈증이 없는 경우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3.1%에 그쳤지만, 부모 모두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에는 16.1%로 크게 증가했다. 부모의 LDL 수치가 높을수록 자녀의 LDL 수치도 함께 상승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특히 어머니의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 아버지만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위험은 2.12배였지만, 어머니만 있는 경우에는 4.03배로 더 높았다. 양쪽 부모 모두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경우 위험도는 3.83배였다.

연령이 낮을수록 이러한 영향은 더욱 뚜렷했다. 7~12세 아동에서는 어머니의 이상지질혈증이 자녀의 고콜레스테롤혈증 위험을 최대 7.07배까지 높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단순한 유전 요인뿐 아니라 임신 전후 어머니의 지질 상태가 태아의 대사 환경과 장기 발달, 후성유전학적 변화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자녀의 이상지질혈증 위험을 평가할 때는 식습관이나 체중뿐 아니라 부모의 지질 상태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장하영 교수는 “부모의 LDL 상태가 자녀의 LDL과 유의하게 연결된다는 점을 국내 대표 표본에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특히 모계 영향이 더 크다는 점은 가족력 평가나 조기 선별검사 전략에서 어머니의 지질 정보를 적극 반영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단면연구로 인과관계를 단정할 수는 없으며, 유전적 요인과 가족 내 생활습관, 환경 요인이 함께 작용했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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