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이세요?” 혼인 유무, 암 발생률도 갈랐다

(헬스케어저널=강주은 기자) 결혼 경험이 없는 성인이 기혼·이혼·사별 등 결혼 경험이 있는 집단보다 암 발생 위험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감염, 흡연, 음주 등 예방 가능한 요인과 관련된 암에서 격차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 마이애미대 밀러의대 프랭크 페네도 박사 연구팀은 9일 국제 학술지 ‘캔서 리서치 커뮤니케이션스(Cancer Research Communications)’에 발표한 연구에서 2015~2022년 미국 12개 주, 1억명 이상 인구에서 발생한 400만건 이상의 암 사례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는 30세 이상에서 진단된 악성 종양을 대상으로 결혼 상태에 따른 암 발생률을 비교하고, 성별과 인종별로 세분화한 뒤 연령을 보정해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전체 대상자 가운데 약 20%는 결혼 경험이 없는 집단이었다.
분석 결과, 결혼 경험이 없는 성인은 대부분의 주요 암에서 발생률이 더 높았으며 일부 암에서는 큰 격차를 보였다.
결혼하지 않은 남성은 기혼 남성보다 항문암 발생률이 약 5배 높았고, 결혼 경험이 없는 여성은 자궁경부암 발생률이 약 3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성별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결혼 경험이 없는 남성은 기혼 남성보다 암 발생 위험이 약 70% 높았고, 여성은 약 85%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기존에는 결혼이 남성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여성에서의 차이가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암 유형별로는 감염, 흡연, 음주 등 예방 가능한 요인과 관련된 암에서 결혼 여부와의 연관성이 가장 뚜렷했다. 반면 유방암, 갑상선암, 전립선암처럼 검진 체계가 잘 구축된 암에서는 결혼 상태에 따른 차이가 상대적으로 작았다.
연구팀은 이러한 결과가 결혼 자체가 암을 예방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페네도 박사는 “결혼이 암을 막는다는 뜻이 아니라, 결혼 경험이 없는 경우 위험 요인 관리와 정기 검진에 더 신경 써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결혼은 사회적 지지와 경제적 안정, 치료 순응도 등과 연관돼 조기 진단과 생존율 향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기존 연구는 주로 암 진단 이후의 영향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많았으며, 암 발생 자체와의 관계를 대규모로 분석한 연구는 제한적이었다.
연구팀은 결혼과 암의 연관성이 50세 이상에서 더 강하게 나타난 점을 근거로, 결혼 상태 변화가 장기간에 걸쳐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제시했다. 향후 결혼, 이혼, 사별 등 세부 상태를 반영한 장기 추적 연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공동저자인 파울루 피녜이루 박사는 “결혼과 같은 사회적 요인이 인구 집단의 암 위험을 설명하는 하나의 지표가 될 수 있다”며 “특히 결혼 경험이 없는 경우 예방 중심의 건강 관리와 정기 검진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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