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피곤하다”…한국 여성, 서구보다 25분 덜 자고 자주 깬다
스마트워치로 19만여명 수면 분석…갱년기 전후 수면 유지 능력 급격히 저하
한국 여성은 30대부터 밤중 각성 증가…심혈관·대사질환 위험 관리 필요

한국 여성은 미국과 유럽 여성보다 평균 수면 시간이 짧고, 밤중에 자주 깨는 현상도 더 이른 연령대부터 나타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갱년기 전후에는 잠든 뒤 깨어 있는 시간이 급격히 늘어 중년 여성의 체계적인 수면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제학술지 ‘수면’ 최신호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미국·캐나다 공동 연구팀은 한국과 미국, 독일, 프랑스, 영국의 20∼65세 여성 19만2천500명을 대상으로 갤럭시워치에 기록된 약 380만 밤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잠든 뒤 최종적으로 일어나기 전까지 깨어 있는 시간을 의미하는 ‘입면 후 각성 시간’에 주목했다.
입면 후 각성 시간은 수면 중 얼마나 자주 깨고, 깨어 있는 상태가 얼마나 오래 지속됐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수면의 질 지표다.
분석 결과 여성은 갱년기를 전후해 수면 중 깨어 있는 시간이 빠르게 증가했다.
20∼24세 여성과 비교했을 때 50∼54세 여성은 평균 5.4분, 55∼59세는 8.8분, 60∼64세는 11.2분 더 오래 깨어 있었다. 증가율로 보면 각각 15.3%, 24.9%, 31.7%에 해당한다.
반면 실제 수면 시간 감소 폭은 50대 초반 약 13분, 60대 초반 약 17분 수준이었다.
중년 이후 여성에게 나타나는 가장 큰 수면 변화가 단순히 잠을 적게 자는 것이 아니라, 잠든 상태를 계속 유지하지 못하는 데 있다는 의미다.
남성도 나이가 들수록 밤에 깨어 있는 시간이 늘었지만 변화 폭은 여성보다 완만했다.
여성은 45∼49세에서 50∼54세로 넘어가는 시기에 각성 시간이 가장 크게 증가한 반면, 남성은 60세 전후에 이르러서야 비슷한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팀은 여성의 갱년기와 폐경 이행기에 나타나는 호르몬 변화가 이 같은 차이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 여성의 수면 시간은 서구 여성보다 뚜렷하게 짧았다.
한국 여성은 미국 여성보다 잠든 뒤 아침에 깰 때까지의 전체 수면 구간이 평균 27.1분 짧았다.
밤중에 깨어 있던 시간을 제외한 실제 수면 시간도 평균 24.7분 적었다. 독일과 프랑스, 영국 여성과 비교하면 차이는 더욱 크게 나타났다.
밤중 각성이 증가하는 시점도 달랐다. 미국과 유럽 여성은 주로 50세 전후부터 각성 시간이 뚜렷하게 늘었지만, 한국 여성은 30대 초반부터 증가하기 시작했다.
30대 중반에는 서구 여성과 거의 비슷한 수준의 밤중 각성 시간이 나타났고, 이후에도 비슷한 증가 양상을 보였다.
연구팀은 장시간 근무와 늦은 취침, 사회적 스트레스, 생활습관 등이 한국 여성의 짧은 수면과 이른 수면 질 저하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전문가들은 갱년기 여성의 수면 문제를 단순한 노화 현상으로만 여겨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수면장애가 지속되면 피로와 짜증, 집중력 저하, 삶의 질 감소뿐 아니라 업무 생산성 저하와 심혈관·대사질환 위험 증가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밤에 자주 깨는 증상이 수주 이상 계속된다면 전문의 상담을 통해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일정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고 일어나는 습관을 유지하고, 규칙적인 운동과 함께 늦은 시간 카페인 섭취와 음주를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실제 생활 속에서 축적된 380만 밤의 수면 데이터를 분석해 중년 여성의 수면 변화를 객관적으로 확인했다”며 “스마트워치와 같은 웨어러블 기기는 장기간의 수면 변화를 기록하고 개인별 관리 전략을 세우는 데 활용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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