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몸병 세균이 암 치료도 방해한다?”

세브란스병원 연구팀, 푸조 박테리아 영향 규명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07-24 12:53

▲ 입 안에 흔히 있는 잇몸병 세균이 대장암 치료 결과에까지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게티이미지뱅크]


구강 내 치주염을 유발하는 세균이 대장암 환자의 면역 반응을 방해해 치료 예후를 악화시킨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브란스병원 김한상·한윤대 교수와 국립보건연구원 김상철 박사 공동 연구팀은 구강 세균 ‘푸소박테리움 누클레아툼(Fusobacterium nucleatum)’이 대장암 조직의 면역 환경을 교란한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4일 밝혔다.

이 세균은 정상 대장에는 존재하지 않지만, 대장암 환자 약 절반의 암 조직에서 발견되며, 유방암·췌장암 등 다른 암에서도 검출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

연구팀은 대장암 환자 42명을 세균 감염 여부에 따라 나눈 뒤, 암세포 조직과 면역세포 반응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세균이 면역글로불린A(IgA) 형질세포의 발달과 분비형 IgA 생성을 방해해 면역 방어 기능이 약화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동물 실험에서도 세균 감염이 암 조직 내 염증과 세균 증식을 유도해 예후를 악화시키는 경로를 재확인했다.

김한상 교수는 “푸조 박테리아가 대장암의 면역 환경을 변화시켜 치료 효과를 떨어뜨리는 메커니즘을 밝힌 만큼, 향후 맞춤형 치료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Gut Microbes 최신호에 게재됐다.


▲ [세브란스병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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