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가 독이다'…명절에 지켜야 할 관절 생존법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10-04 09:44

▲ 추석은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인 동시에, 기온·기압 변화와 명절 노동으로 관절 건강에 큰 부담을 주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진=셔터스톡]

도움말: 남보라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민족 최대 명절 추석, 올해는 최장 열흘에 달하는 황금연휴로 기대감이 크다.


오랜만에 가족들이 모여 정을 나누고 풍성한 음식을 준비하는 시기지만,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긴 연휴가 곧 ‘시련의 시간’이 되기 쉽다.


장거리 운전, 무거운 명절 음식 장만,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있는 자세 등이 관절에 큰 부담을 주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을철 특유의 큰 일교차와 기압 변화는 관절 부종과 통증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기온·기압 변화가 관절 통증 키운다

관절염은 크게 류마티스관절염과 퇴행성관절염으로 나뉜다. 두 질환 모두 날씨와 환경 변화에 민감하다.


기압이 떨어지면 관절 내부 압력과 외부 기압의 균형이 무너지면서 관절 주변 신경이 자극을 받아 통증이 심해진다. 환자들이 흔히 “비가 오려나 보다, 무릎이 쑤신다”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남보라 한양대류마티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추석이 끼는 가을은 아침·저녁 일교차가 크고 기압 변화도 잦아 관절염 환자들이 증상을 악화시키기 쉬운 시기”라며 “특히 류마티스관절염 환자들은 저기압 환경에서 관절이 더 붓고, 아침에 뻣뻣하게 굳는 ‘조조강직’ 현상이 길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명절 노동, 무릎·허리·어깨 관절 ‘비상’

추석 연휴 동안 환자들이 가장 흔히 통증을 호소하는 부위는 무릎, 허리, 손목, 어깨다.


오랜 시간 쪼그려 앉아 나물을 다듬거나 전을 부치고, 무거운 재료를 나르는 일은 여성 환자들에게 특히 치명적이다.


남성들도 예외는 아니다. 장거리 운전, 무거운 짐 운반은 허리와 손목, 어깨에 부담을 주어 명절 이후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환자 김모(68)씨는 “연휴마다 음식 준비를 돕다가 무릎이 붓고 허리까지 아파 결국 명절 후 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다”며 “올해는 가족들에게 미리 부탁해 가사 분담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절 건강 지키는 명절 생활수칙

전문가들은 추석 연휴를 무사히 보내기 위해서는 작은 습관 관리가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스트레칭 필수: 아침에 일어나 굳은 관절을 풀고, 음식 준비 전후 10분간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근육 긴장을 완화한다.
온·냉찜질 구분: 뻣뻣하고 무거운 느낌이 들 땐 온찜질, 관절이 붓고 열감이 있을 땐 냉찜질을 한다.
적당한 운동: 연휴 동안 활동량이 줄어들면 관절이 더 뻣뻣해진다. 무리가 되지 않는 범위에서 걷기, 실내 자전거 등으로 관절을 자주 움직여야 한다.
숙면: 수면 부족은 통증을 악화시킨다. 늦은 귀성·귀경이나 과음으로 수면 패턴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주의하고, 잠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샤워하거나 부드러운 스트레칭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가족 간 역할 분담이다.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아 하다 보면 명절 후유증은 피할 수 없다.


남보라 교수는 “명절을 지혜롭게 보내려면 가족 구성원 모두가 역할을 나누고, 관절염 환자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참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작은 습관 개선이 명절 후 통증을 예방하고 삶의 질을 높이는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