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루엔자 10년 최고치…정부, 동절기 총점검

7~12세 발생 급증…전 연령대서 동시 상승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5-11-20 00:18

▲ 45주차 인플루엔자 의사환자가 50.7명으로 급증하며 최근 10년 같은 기간 중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사진은 한 어린이가 독감 예방주사를 맞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올해 인플루엔자 유행이 예년보다 빠르게 시작되며 환자 증가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소아·청소년층에서 확산이 두드러지면서 정부가 동절기 대응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45주차 의원급 표본감시 결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외래환자 1000명당 50.7명으로, 전주(22.8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는 최근 10년 같은 기간 대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17일 ‘호흡기감염병 관계부처 합동대책반 제7차 회의’를 열고 인플루엔자를 포함한 주요 호흡기감염병의 발생 현황과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45주차 기준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은 4주째 상승하고 있다.


7~12세(138.1명), 1~6세(82.1명), 13~18세(75.6명) 등 소아·청소년에서 높은 발생이 확인됐으며, 특히 7~12세는 지난 절기 정점 수준에 근접했다. 질병청은 학령기 전파가 이번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호흡기 검체에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검출률도 35.1%로 전주 대비 16.1%p 올랐다. 현재 유행 중인 바이러스는 A형(H3N2)로 일부 변이가 발견됐으나, 예방접종 효과는 유지되고 치료제 내성 변이는 확인되지 않았다.

세계보건기구(WHO) 역시 일본·영국 등 일부 국가에서 인플루엔자 활동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국내의 경우 유행 기간이 길어지고 지난해 절기와 비슷한 규모의 발생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코로나19 입원환자는 감소세로 돌아서 45주차 기준 153명을 기록했으며, 이 중 65세 이상 고령층이 61.2%를 차지했다.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 감염증 입원환자는 꾸준히 늘어 같은 기간 216명으로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관계부처 합동대책반을 운영하며 동절기 대응을 강화하고 있다. 감염취약시설 모니터링, 백신 접종 독려, 예방수칙 홍보가 이어지고 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처는 감기약·해열제 등 의약품 수급을 점검 중이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실 인플루엔자 환자 발생과 항바이러스제 수급을 확인하고 있고, 교육부는 어린이집·유치원·학교 대상 관리지침을 배포하며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인플루엔자와 RSV 등 호흡기감염병이 동시에 유행하는 상황에서 고위험군의 백신 접종이 특히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마스크 착용, 손 씻기, 환기 등 기본 예방수칙 준수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은 “65세 이상 어르신, 어린이, 임신부는 본격적인 유행 전에 예방접종에 참여해야 한다”며 “질병청은 관계부처·의료계와 함께 인플루엔자 유행 안정 시까지 대응체계를 지속 운영하겠다”고 말했다.


▲ [자료=질병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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