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서 시니어 모델 미니 패션쇼 “꿈에는 나이 제한 없다”

  • 부동희 기자
  • 발행 2025-12-24 13:49

▲ 영등포구가 도림생활문화센터에서 시니어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하는 ‘도림나잇’ 미니 패션쇼를 열었다. [사진=영등포구]

서울 영등포구에서 시니어들이 런웨이에 올라 자신의 변화를 직접 증명하는 무대가 열렸다. 영등포구와 영등포문화재단은 지난 16일 도림생활문화센터에서 ‘도림나잇’ 미니 패션쇼를 개최하고, 시니어들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이날 무대에는 도림 시니어 모델 1기와 초대 시니어 모델 등 17명이 참여했다. 무대에 오른 정동익(62) 씨는 “3개월 동안 매주 모여 담소를 나누고 워킹 수업을 하며 점점 달라지는 나 자신을 느꼈다”며 “자신감이 생기니 얼굴도 밝아졌고, 앞으로도 모델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시니어 모델로 인생 2막을 시작했다.

행사는 도림생활문화센터 개관을 기념해 주민들이 주인공이 되는 문화 프로그램으로 기획됐다. 1부에서는 시니어 모델들의 미니 패션쇼가, 2부에서는 해설이 있는 재즈 콘서트가 이어졌으며 50여 명이 넘는 주민들이 현장을 가득 채웠다.

무대 직전 모델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옷매무새를 고쳤다. 이들을 지도한 김민지 강사는 “관객을 보면 몸이 굳을 수 있지만,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걸어 보라”며 자신감을 북돋웠다.

막이 오르고 음악이 흐르자 분위기는 달라졌다. 모델들은 성큼성큼 런웨이를 걸으며 각자의 개성을 드러냈다. 검은 코트를 입고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포즈를 취한 남성 모델, 노란 머리와 은색 귀걸이로 여유를 표현한 여성 모델까지 무대는 생동감으로 채워졌다. 관객석에서는 휴대전화 카메라 셔터 소리와 함께 박수와 환호가 이어졌다.

가족의 무대를 보러 왔다는 전혜경(67) 씨는 “다리가 불편해 걷는 데 자신감이 없던 남편이 무대 위에서 달라진 모습을 보니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움츠러들지 말고 계속 나아갔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무대는 단순한 패션쇼를 넘어, 시니어들이 새로운 역할과 자존감을 회복하는 과정이었다. 워킹 연습과 무대 경험은 신체 활동은 물론 정서적 활력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최호권 영등포구청장은 “꿈을 이루는 데에는 나이 제한이 없다”며 “앞으로도 문화예술 배움의 기회를 넓히고, 시니어들이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칠 수 있는 활동 무대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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