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는 노인일수록 건강 기대수명 높아…삶의 질에도 긍정적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6-01-20 11:18

▲ 일하는 노인은 일하지 않는 노인보다 기대수명과 건강 기대수명이 높아, 일과 사회활동이 노년기 건강 인식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셔터스톡]

일을 하는 노인이 그렇지 않은 노인보다 스스로 느끼는 기대수명과 건강 기대수명이 모두 더 길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단순한 소득 보전을 넘어, 일과 사회활동 참여 자체가 노년기 건강 인식과 생활 습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한국노인인력개발원이 19일 공개한 ‘한국 어르신의 일과 삶 패널’ 1차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74세 고령자의 주관적 기대수명은 평균 85.95세, 건강 기대수명은 81.22세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현재 일을 하고 있는 노인의 주관적 기대수명은 86.75세로 평균보다 0.8세 길었고, 건강 기대수명도 82.52세로 1.3세 더 높았다. 일하는 노인일수록 ‘건강하게 오래 살 수 있다’는 인식이 더 강한 셈이다.

이번 조사는 2024년 6월 30일 기준으로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에 참여 중인 60~74세 고령자 3000명과, 일하지 않는 고령자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생활 습관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규칙적으로 식사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일하는 노인이 77.4%로, 일하지 않는 노인(71.6%)보다 높았다.


매일 걷기 운동을 실천하는 비율 역시 일하는 노인(41.3%)이 일하지 않는 노인(29.8%)보다 크게 앞섰다.


일상생활을 독립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고 답한 비율도 일하는 노인이 98.4%로, 미취업 노인(95.7%)보다 높게 나타났다.


조사 결과는 일과 사회적 역할 수행이 신체 활동과 일상 기능 유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보여준다.

반면 경제적 여건은 여전히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노인의 평균 연소득은 2795만원이었으나, 평균 지출은 2982만원으로 소득보다 187만원 많았다.


노인 일자리 사업 참여자의 경우 평균 소득은 1275만원, 지출은 2211만원으로, 소득 대비 지출 구조가 더욱 불리했다.


일자리에 참여하지 않는 노인 역시 소득(2985만원)보다 지출(3032만원)이 많아, 고령층 전반의 생활비 부담이 확인됐다.

이로 인해 전체 노인의 11.2%는 생활비 초과 지출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됐다.


초과 지출을 메우는 방법으로는 저축·예금·보험 해지(64.9%)가 가장 많았고, 가족에게 돈을 빌리는 경우(17.8%), 은행 대출이나 현금서비스 이용(14.8%)도 적지 않았다.

같은 날 공개된 ‘노인 일자리 및 사회활동 지원사업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참여자 중 여성 비율은 61.8%로 남성보다 높았다.


연령대별로는 75세 이상이 39.6%로 가장 많았고, 70~74세(26.5%), 65~69세(23.8%), 60~64세(10.1%) 순으로 나타나 고령 참여자의 비중이 컸다.

일자리 참여 노인의 월평균 급여는 40만5000원 수준이었다. 다만 65세 미만의 비교적 젊고 건강한 참여자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은 일자리에 배치되며 월평균 103만7000원을 받았다.


참여자 2명 중 1명 이상(51.5%)은 생계비 마련을 주된 참여 이유로 꼽았으며, 급여 사용처는 식비(65.0%)가 가장 많았다. 이어 보건의료비(12.5%), 주거·광열비(7.9%) 순이었다.

노인 일자리 전반에 대한 만족도는 5점 만점에 4.10점으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 참여자들이 희망하는 근무 조건은 주 평균 3.7일, 하루 평균 3.6시간, 월평균 급여 59만8000원 수준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이번 조사 결과가 노인 일자리가 단순한 소득 보전 정책을 넘어, 건강 유지와 사회적 고립 예방 측면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한다.


다만 안정적인 생활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일자리의 질과 보상 수준, 의료·돌봄과의 연계 강화가 함께 논의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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