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 연휴, '잠 몰아자기' 건강에 도움될까

민족 대명절 추석을 포함한 최장 10일 황금연휴를 맞아 여행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많지만, 그동안 부족했던 잠을 ‘몰아 자며’ 보충하려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연휴 동안 몰아서 자는 것이 건강에 도움이 될까.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평균보다 18% 적은 수준이다.
평균 취침 시각은 오후 11시 3분, 기상 시각은 오전 6시 6분으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과 양에 만족하는 비율은 전 세계 평균의 75% 수준에 그쳤으며, 매일 숙면을 취한다는 응답은 7%로 세계 평균(13%)의 절반 수준이었다.
숙면을 방해하는 요인으로는 △심리적 스트레스(62.5%) △신체적 피로(49.8%) △불완전한 신진대사(29.7%) △소음(19.4%) 등이 꼽혔다.
수면 부족이 초래하는 건강·경제 손실
수면 부족은 면역력 저하로 감기 위험을 약 3배 높이고, 비만·당뇨병·심혈관 질환 위험을 증가시킨다.
하루 6시간 이하로 자면 심장동맥질환 위험이 48% 높아지고, 뇌졸중 위험도 15%가량 상승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정신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주의력과 기억력이 떨어지고 불안·우울 증상이 심화된다.
한국 성인 남성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OSA) 유병률은 4.5%, 여성은 3.2%로 나타났다.
경제적 손실도 크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 부족으로 인한 생산성 감소와 의료비 지출 증가로 한국은 매년 약 11조원의 손실을 입는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4110억달러(약 597조원), 일본 1380억달러(약 200조원), 영국은 500억달러(약 72조원)의 손실을 기록한다.
“몰아자기, 대사질환·당뇨 위험 높여”
그렇다면 주말이나 연휴에 부족한 잠을 몰아서 자면 어떨까?
전문가들은 단기 피로 회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한다.
전진선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는 “주말 또는 연휴에 따라잡기 수면을 하는 것은 대사성 질환과 당뇨 등 여러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며 “근본적으로는 주중 수면시간을 충분히 확보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수면 자체가 나쁜 게 아니라 불규칙한 수면이 건강에 해롭다”며 “불규칙한 잠은 심장병, 당뇨 등 심혈관계 질환의 위험을 높인다”고 강조했다.
이어 “매일 자는 시간과 깨는 시간이 일정해야 건강에 도움이 된다”며 “이를 위해선 낮잠을 피하고, 음주 후 수면이나 스마트폰 사용을 삼가야 한다. 침대에서 TV를 보는 습관 역시 수면 호르몬인 멜라토닌(Melatonin) 분비를 방해해 숙면을 방해한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연휴 기간에는 잠을 몰아 자기보다 취침·기상시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연휴 초반에는 평소보다 30~60분 일찍 잠자리에 들거나, 오후 3시 이전 20~30분 낮잠으로 피로를 푸는 것이 좋다.
연휴 중반에는 기상시간을 고정하고 아침 햇빛을 쬐며 가벼운 운동을 병행한다.
연휴 마지막 2~3일 전부터는 취침·기상 시간을 평소 리듬으로 되돌려야 ‘연휴 후 피로’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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