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후 2~3㎏ 쪘다고요? 당연합니다"
추석 밥상, 하루 1만㎉ 훌쩍…몸도 마음도 ‘리셋 주간’ 필요

추석 연휴가 끝나면 어김없이 들려오는 말이 있다. “체중이 2~3㎏ 늘었어요.”
갈비찜, 잡채, 전, 송편으로 가득한 명절 밥상 앞에서는 다이어트 의지도 잠시 접어두게 된다. 가족 모임이 이어지면 하루 섭취 칼로리가 1만㎉를 넘기는 것도 어렵지 않다.
서울의 회사원 박모(36)씨는 연휴 직후 체중계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평소보다 2.8㎏이나 늘어난 수치가 눈에 들어온 것이다.
박씨는 “회사 회식보다 명절이 더 무섭다”며 “갈비찜, 전, 잡채를 하루 세 번씩 먹다 보니 식사와 간식의 구분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경기도 용인에 사는 정모(45)씨는 명절이 끝나도 냉장고를 닫을 수 없었다.
“전 부치면서 먹고, 식구들 밥 차리며 먹고, 남은 음식이 아까워 또 먹었죠. 손이 입보다 빨랐어요.”
정씨는 추석이 지난 뒤에도 남은 갈비찜과 송편을 먹다 보니 “명절이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라며 웃었다.
명절 밥상, 사실상 ‘칼로리 폭탄’
실제로 명절 음식의 칼로리는 상상을 초월한다.
-갈비찜 한 접시: 약 900~1,200㎉
-잡채 한 접시: 700㎉
-동그랑땡 전 10개: 1,500㎉
-송편 5개: 약 500㎉
이 정도만 먹어도 성인 하루 권장 섭취량(남성 2,500㎉·여성 2,000㎉)의 두세 배를 훌쩍 넘는다.
문제는 단순한 체중 증가에 그치지 않는다. 대부분의 명절 음식은 기름에 부치거나 양념이 강한 고염식이라 혈당과 혈압 관리에도 악영향을 준다.
강북삼성병원 최진선 영양사는 “명절 음식은 고열량·고염식이 많아 체중 증가뿐 아니라 위장 장애, 혈압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고혈압·당뇨 환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휴 직후에는 무리한 단식보다 ‘리셋 주간’을 갖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조언한다.
고칼로리 음식을 끊고, 하루 30분 이상 가벼운 유산소 운동을 하며 몸의 리듬을 되돌리는 것이다.
최 영양사는 “연휴 뒤 갑작스러운 절식은 오히려 요요를 부른다”며 “식사 시간을 규칙적으로 유지하면서 걷기·스트레칭·근력운동을 병행하면 1~2주 안에 체중을 회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직장인 이모(35)씨는 “명절 밥상은 행복했지만, 연휴가 끝나니 체중계가 너무 냉정하다”며 “회사 동료들과 ‘명절 살빼기 챌린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추석은 끝났지만, 체중과 건강 관리 전쟁은 이제부터다. 이번 주만큼은 ‘몸도 마음도 리셋’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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