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한파, ‘관절’과 ‘혈관’ 먼저 흔든다

겨울철 한파가 이어지면 단순히 손발이 차가워지는 것을 넘어, 기존 질환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증상이 눈에 띄게 악화되는 시기가 된다.
특히 관절염과 고혈압은 기온 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평소보다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몇 해 전부터 무릎 관절염을 앓고 있는 50대 후반 남성 A 씨는 겨울만 되면 출근길이 부담스럽다. 기온이 떨어지면 근육과 혈관이 수축해 혈액순환이 둔해지고, 관절 내부 압력이 높아지면서 통증이 심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관절염 환자들이 겨울철에 관절이 시리고 뻣뻣해지는 증상을 호소한다. 추위로 인해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이 감소하면서 작은 충격에도 관절과 연골이 쉽게 손상될 수 있다.
관절염은 여러 원인으로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으로, 대표적인 증상은 통증과 운동 제한이다.
겨울철에 특히 증상이 심해지는 유형으로는 퇴행성관절염과 류마티스관절염이 꼽힌다.
퇴행성관절염은 관절을 보호하는 연골이 닳거나 손상되면서 뼈와 인대에 염증과 통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기온이 낮아질수록 통증이 두드러지는 경향이 있다.
겨울에는 외부 활동이 줄어들면서 관절을 움직이는 빈도가 감소해 오히려 관절이 더 굳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걷기 운동이나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관절을 풀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통증을 참고 과도하게 운동을 하면 오히려 관절염이 악화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울산엘리야병원 척추관절센터 박지수 과장은 “겨울이 되면 관절염 증상 악화로 정형외과를 찾는 환자가 평소보다 10~20% 정도 증가한다”며 “겨울철에는 관절을 따뜻하게 보호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반신욕이나 사우나, 온찜질은 혈액순환을 돕는 데 도움이 되고, 사무실이나 실내에서는 무릎담요 등을 활용해 관절 부위를 보온해주는 것도 좋다”고 조언했다.
박 과장은 또 “실내외 온도 차이를 줄이고 보온에 신경 쓰는 것만으로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며 “통증이 심하다고 집에만 머무르면 활동량 감소와 함께 우울감이 생길 수 있어, 햇볕이 나는 한낮에 가볍게 외출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또한 겨울철에는 관절염 못지않게 고혈압 환자도 주의가 필요하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한파가 심혈관 질환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실제로 고혈압으로 인한 심장·뇌혈관 질환 사망자는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는 10월부터 증가해, 12월부터 이듬해 2월 사이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겨울철 심혈관계 사망률은 여름철보다 평균 30% 이상 높은 수준이다.
추운 공기에 노출되면 우리 몸은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말초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 과정에서 혈압이 상승하게 된다.
여기에 심박수까지 증가하면서 심장에 부담이 커지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중증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높아진다.
고혈압 환자는 한겨울에는 가급적 불필요한 외출을 줄이는 것이 좋다.
외출이 불가피하다면 모자와 목도리, 장갑 등으로 체온을 유지하고, 추운 날씨에 무리한 운동이나 등산은 피해야 한다. 외출이나 활동 중 가슴 통증, 호흡곤란, 어지럼증 등이 나타난다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울산엘리야병원 고혈압당뇨병센터 채승병 과장은 “고혈압은 꾸준한 관리가 가능한 질환인 만큼, 정기적으로 혈압 상태를 확인하고 반드시 전문의의 치료와 지시에 따라야 한다”며 “특히 겨울철에는 작은 방심이 심장질환이나 뇌혈관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외출 전 보온과 생활 관리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겨울철 건강 관리는 특별한 치료보다도 일상 속 작은 습관에서 시작된다고 조언한다.
체온 유지, 무리하지 않는 활동, 규칙적인 진료와 관리만으로도 한파 속 질환 악화를 상당 부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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