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층 비만, BMI 한계… ‘허리÷키’가 답

고령층의 비만 위험을 평가할 때 체질량지수(BMI)만으로는 실제 건강 위험을 놓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나이가 들수록 근육량이 줄고 체중이 감소하는 특성 때문에 BMI 수치는 낮아질 수 있지만, 복부 지방은 오히려 늘어나 심혈관 질환 등 만성질환 위험이 지속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영국 University of Sheffield와 University of Nottingham 공동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21년까지 16년간 진행된 ‘영국 건강 설문조사(Health Survey for England)’ 자료를 분석해 이 같은 결과를 확인했다.
연구에는 11세부터 89세까지 영국인 12만24명의 반복 단면 조사 자료가 활용됐다.
연구팀은 연령, 조사 시기, 출생 코호트가 비만 지표에 미치는 영향을 살피기 위해 BMI뿐 아니라 복부 비만을 반영하는 지표들을 함께 비교했다.
비만 기준으로는 ▲BMI 30kg/㎡ 이상 ▲허리둘레(남성 102cm, 여성 88cm 초과) ▲허리÷엉덩이 비율(WHR, 남성 0.95, 여성 0.85 이상) ▲허리÷키 비율(WHtR, 0.5 이상)을 적용했다. 이 가운데 허리-키 비율은 성별과 관계없이 허리둘레가 자신의 키의 절반을 넘는지를 보는 간단한 지표다.
분석 결과, BMI 기반 비만율은 청·중년기에 증가하다가 50세 전후에서 정체되고, 60대 중반 이후부터는 오히려 감소하는 ‘역 U자형’ 패턴을 보였다.
반면 허리둘레, 허리-엉덩이 비율, 허리-키 비율 같은 복부 비만 지표는 대체로 연령이 증가할수록 상승했다.
특히 허리-키 비율은 11세부터 80대 중반까지 거의 직선에 가까운 증가 양상을 보여, 고령층의 누적 위험을 가장 뚜렷하게 반영했다.
실제로 허리둘레가 키의 절반을 넘는 고위험군 비율은 85~89세 남성이 18~19세에 비해 6배 이상 높았고, 같은 연령대 여성도 5배 가까이 높았다.
체중 변화와 무관하게 복부 지방이 축적되면서 심혈관 질환 등 비만 관련 합병증 위험이 노년기까지 꾸준히 커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연구를 이끈 셰필드대 로라 그레이(Laura A. Gray) 박사와 노팅엄대 막달레나 오파조 브레튼(Magdalena Opazo Breton) 박사는 “BMI는 연령이 높아질수록 비만 위험이 감소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허리-키 비율 같은 중심성 비만 지표는 노년기까지 위험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고령층에서는 BMI만 단독으로 사용하기보다 복부 비만 지표를 함께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International Journal of Obesity에 게재됐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상황에서, 비만 평가 기준 역시 연령 특성을 반영해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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