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짠 피지를 기억한다

짜면 사라질까? 남는 건 넓어진 모공뿐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07-30 10:33

▲ 피지나 여드름을 짜면 염증과 영구적인 피부 손상이 생길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무더운 여름, 땀과 함께 피지도 폭발한다. 유분이 과하게 분비되면 이마와 콧등, 턱에 여드름과 피지가 올라오기 쉽다.

거울을 보다 보면 피지나 여드름이 괜히 거슬리고 신경 쓰여 손이 간다. 한 번 짜기 시작하면 멈추기 어렵다. 하지만 자칫 잘못 짜면 피부엔 더 깊은 흔적이 남는다.

손으로 짜면 피부 손상 + 모공 확장

피지나 여드름을 손으로 짜면 염증이 악화되기 쉽다. 피부 속 진물이 주변 조직으로 퍼지며 2차 감염이 생기기도 한다.

손톱이나 핀셋으로 강하게 눌러 짜면 표피와 진피가 손상되고, 그 자리에 색소침착이나 흉터, 넓어진 모공이 남는다. 특히 모공 주변 조직이 무너지면 복구는 사실상 어렵다.


정재훈 피부과 전문의(더프리티영의원 원장)는 “모공은 피부의 구조적인 문제이지만, 여드름을 포함한 피지의 과도한 분비를 유발하는 여러 상황들과 생활습관의 차이(예: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 사용 부족, 불필요하고 과도한 피부관리 제품의 무분별한 사용) 등 다양한 원인들도 복합적으로 중요한 영향을 끼친다”고 말했다.

따라서 한 번 넓어지면 자연적으로 원상 복귀되기 어렵다”며 “특히 손으로 무리하게 피지를 짜는 행동은 피부 탄력 저하와 함께 모공 확대, 흉터, 색소침착으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넓어진 모공, 다시 줄이기 어렵다

피지가 많다고 해서 무조건 짜는 건 금물이다. 모공은 피부 탄력이 떨어지면 더 도드라져 보이고, 20~30대 이후 노화가 시작되면 피지 분비는 줄어들어도 모공은 커지게 된다. 즉, 피지를 짜서 없애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피부에 더 오래 남는 흔적을 만드는 셈이다.

짜지 말고, 진정·청소·보습으로 관리하자

트러블이 생겼을 땐 짜기보다 진정시키는 게 먼저다.

저자극 클렌저로 부드럽게 세안하고 과도한 피지는 약산성 제품이나 살리실산 등 피지 조절 성분으로 관리한다. 자극은 피하고, 필요시 병원에서 전문 압출 시술을 받는 것이 안전하다.


▲ [게티이미지뱅크]

정 원장은 “모공을 줄이기 위해선 스케일링, 피지선 억제 관리, 모공 보톡스 시술, 레이저 치료 등이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얼굴에 손대지 않는 습관과 충분한 수분 섭취, 그리고 보습제와 자외선 차단제의 규칙적인 사용 등 자극 없는 일상 관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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