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주름이 생기나?”…주름의 메커니즘 첫 규명

나이가 들면서 찾아오는 피부 ‘주름’은 누구에게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런데 최근 과학자들이 “왜 피부에 주름이 생기는지”에 대한 물리적 원리를 세계 최초로 실험을 통해 밝혀냈다.
미국 빙엄턴대 연구팀은 실제 인간의 피부 샘플을 이용해 주름이 생기는 과정을 분석했고, 그 결과는 과학저널 ‘Journal of the Mechanical Behavior of Biomedical Materials’에 지난달 12일 자로 실렸다.
피부도 ‘늘어났다’가 ‘쪼그라들며 부러진다’
연구팀은 16세부터 91세까지의 피부 샘플을 활용해, 젊은 피부와 노화된 피부가 어떤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했다.
그 결과, 나이가 들수록 피부를 당겼을 때 가로 방향으로 수축하는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쉽게 말해, 피부가 한쪽으로 늘어날 때 옆으로는 더 강하게 오그라들며, 그 과정에서 내부 수분이 빠져나가 피부 부피 자체가 줄어드는 현상이 관찰된 것이다. 이로 인해 피부가 접히고 꺾이면서 ‘주름’이라는 형태로 나타난다.
연구를 이끈 가이 게르만(Guy German) 교수는 이를 “실리 퍼티(Silly Putty, 늘어나는 점토)를 당기면 가로로 가늘어지다가 결국 부러지는 것과 같은 원리”라고 설명했다.
피부 속 ‘콜라겐 섬유의 방향’도 핵심
이번 연구에서 주목한 또 하나의 요소는 피부 속 콜라겐 섬유의 방향성이다.
진피층에 있는 콜라겐 섬유는 일정한 방향으로 꼬여 있으며, 이 방향은 피부 장력선(‘랑겔 라인’)과 일치한다.
연구진은 이 장력선 방향(세로)과 직각 방향(가로)으로 피부를 잘라 각각의 당김 반응을 비교했다.
그 결과, 노화된 피부일수록 세로로 당겼을 때 가로로 수축하는 정도(푸아송 비, Poisson’s ratio)가 매우 비정상적인 수치를 나타냈다.
이것은 단순히 ‘피부가 얇아진다’는 차원을 넘어, 피부 안의 수분이 빠져나가고 조직이 실제로 줄어들며 구겨지는 과정이 주름을 만드는 핵심이라는 것을 시사한다.
추가 실험에서는 주름의 깊이나 휘어짐 정도도 나이에 따라 뚜렷하게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화된 피부는 더 깊고, 더 넓고, 더 곧게 휘는 주름이 생기기 쉬운 구조로 바뀐다.
이는 콜라겐 감소, 표피와 진피 경계가 평평해지는 등 노화로 인한 피부 구조 변화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연구는 자외선 등 환경 요인을 배제하고, 피부 자체의 기계적 반응을 분석했다는 점에서 ‘주름의 물리적 메커니즘’을 규명한 첫 실험적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한 방향에서만 힘을 가한 제한적 실험이고, 현실의 피부 노화와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다. 하지만 연구진은 “피부의 변형을 수치로 입증한 최초의 사례”라며 그 의미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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