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음료’… 당뇨 환자도 괜찮을까?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다는 점에서 당뇨 환자와 체중 감량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
'제로 음료' 무조건 ‘안전표’는 아니다.
인공감미료, 혈당 영향은 적지만 장기 안전성은 미지수
하이닥 김성배 내과의원 전문의에 따르면, 대부분의 인공감미료는 체내에서 대사되지 않아 혈당에 직접적인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다.
그러나 일부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가 장내 미생물의 다양성과 균형을 변화시켜 인슐린 민감성과 포도당 대사에 영향을 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김성배 전문의는 “제로 음료의 상용화 역사가 40년이 채 되지 않아, 장기적인 대사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정적으로 말하기 어렵다. 특히 인슐린 민감성 변화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한다.
뇌를 속이는 단맛, 식욕 증가로 이어질 수도
제로 음료의 단맛은 뇌에 ‘당을 섭취했다’는 신호를 보내 인슐린 분비를 유도할 수 있다.
김성배 전문의는 “이로 인해 실제 식사량이 늘거나, 공복감이 오히려 증가하는 경우가 당뇨 환자에게서 관찰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한, 일부 연구는 인공감미료가 췌장의 인슐린 분비를 비정상적으로 촉발할 수 있다고 가정한다. 비록 혈당 수치 자체에는 큰 변화가 없더라도, 대사 시스템 전반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체 음료’로는 가능… 하지만 매일 대량 섭취는 금물
당뇨 환자가 일반 탄산음료나 당 함유 주스 대신 제로 음료를 선택하는 것은 단기적으로 혈당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하지만 매일 대량 섭취하거나 식사 대용으로 사용하는 것은 권장되지 않는다. 일부 제품에는 소량의 당류가 포함돼 있어 성분표 확인도 필수다.
김성배 전문의는 “당뇨 환자의 식습관 목표는 ‘단맛 의존’을 줄이는 것. 제로 음료는 그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도구일 뿐, 장기적으로는 무가당 차·생수·탄산수 등으로 대체하는 습관이 더 안전하다”라고 조언한다.
절제와 균형이 핵심
제로 음료는 단기간에는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인 안정성에 대한 연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당뇨 관리의 핵심은 언제나 절제와 균형이다.
제로 음료를 생활의 ‘주축’으로 삼기보다, 식이조절·운동·수분 섭취를 포함한 전반적인 생활습관 개선 속에서 ‘보조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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