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냄새의 진짜 범인? 바로 혀에 쌓인 설태
설태 제거가 구취 예방과 미각 보호의 핵심

입냄새에는 여러 원인이 있다. 대표적으로 치주질환이 꼽힌다. 치주질환은 세균에 의한 만성 감염병으로, 과거에는 ‘풍치’라고 불렸다. 치태와 치석 속 세균이 원인이며, 잇몸에 염증을 일으키고 심할 경우 치조골까지 손상시킨다.
그러나 치아와 잇몸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구취 원인은 바로 혀다.
혀는 단순히 음식을 맛보고 삼키는 기관이 아니다. 맛을 구분하는 미각 기능, 음식물을 뭉쳐 삼키도록 돕는 저작 기능, 그리고 발음을 정확하게 내는 조음 기능까지 담당한다.
하지만 혀 표면은 미세한 돌기 구조로 이루어져 있어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가 쉽게 달라붙는다. 이 과정에서 ‘설태’가 형성된다.
설태는 흰색 또는 황색 막으로 혀 표면에 쌓인다. 겉으로 보기에는 단순한 이물질 같지만, 사실은 세균과 음식물 찌꺼기, 각질세포가 뒤엉킨 덩어리다.
이 속에서 혐기성 세균이 단백질을 분해하며 황화수소, 메틸메르캅탄 등 악취 물질을 생성해 구취의 주요 원인이 된다. 설태가 많아질수록 입냄새도 심해진다.
설태는 구강 건강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세균이 혀 점막을 자극해 염증을 유발하면 혀가 붓거나 통증이 생기며, 심할 경우 구내염이나 치주염 같은 2차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장기간 방치하면 미각 유두가 손상돼 맛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된다. 미각 둔화나 왜곡으로 인해 식욕 저하와 영양 불균형이 발생할 수 있으며, 특히 고령층에서는 건강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전문가들은 혀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대동병원 치과 장지현 과장(통합치의학과 전문의)은 “혀는 구강 건강의 중요한 지표이자 기능적 기관이지만 관리를 소홀히 하는 분들이 많다”며 “혀 클리너나 부드러운 칫솔로 꼼꼼히 청소하는 습관이 구취와 염증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혀 관리 방법은 어렵지 않다. 하루 두 번, 아침 양치 후와 자기 전이 적당하다.
혀를 길게 내밀고 부드러운 칫솔이나 전용 혀 클리너를 이용해 혀뿌리에서 혀끝 방향으로 짧게 3~5회 쓸어내리듯 닦으면 된다.
이때 과도한 힘을 주면 구역질이 나거나 혀 표면에 상처가 생길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혀뿌리 부위는 세균 번식이 쉬운 만큼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구강청결제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지나치게 자주 사용할 경우 구강 내 정상 세균 균형이 깨질 수 있어 전문가 권고에 따라 적절히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생활습관 관리도 중요하다. 충분한 수분 섭취로 입안을 촉촉하게 유지하고, 흡연과 과도한 음주는 피하는 것이 좋다.
균형 잡힌 식단을 유지해 점막 건강을 지켜주는 것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치과 검진을 받아 혀를 포함한 구강 전반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입냄새 예방과 구강 건강 유지에 효과적이다.
입냄새는 단순히 양치 부족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치주질환이나 혀에 쌓인 설태 등 다양한 원인에서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반복적이거나 심한 구취가 나타난다면 치아·잇몸뿐 아니라 혀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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