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끝나도 화상은 진행 중…물집 그냥 두면 흉터된다
방치하면 합병증·흉터 위험 커…증상별 전문 치료 받아야

추석 연휴가 끝난 지 며칠. 명절 음식 준비로 분주했던 손이 이제서야 아프다고 느끼는 이들이 많다.
서울에 사는 30대 A씨도 그중 한 명이다. 고향에서 가족들과 튀김 요리를 하다 뜨거운 식용유가 손에 튀었지만, “별거 아니겠지” 하고 넘겼다.
그러나 서울로 돌아온 지 이틀째 되는 날, 손등에 물집이 크게 잡히고 통증이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
진단은 2도 화상이었다. 초기 대응이 늦어 회복 기간이 길어졌고, 색소침착이 남을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명절 직후 병원을 찾는 화상 환자 대부분이 ‘처음엔 괜찮았다’고 말한다”며, 초기 대응을 소홀히 한 경우가 많다고 지적한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명절 연휴 기간 화상 환자는 평소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다.
특히 연휴가 끝난 후 2~3일 사이에는 뒤늦게 증상이 심해져 병원을 찾는 경우가 급증한다.
증상별로 다른 화상 단계
화상은 열·뜨거운 물·기름·증기·전기 등에 의해 피부가 손상된 상태를 말한다.
명절에는 음식 준비 중 뜨거운 냄비나 전기 그릴, 압력밥솥 증기, 튀김용 식용유로 인한 사고가 흔하다.
화상은 깊이에 따라 1도부터 4도까지 나뉜다.
1도 화상: 피부가 붉어지고 통증은 있으나 물집은 없음. 흐르는 찬물로 식히고 보습제를 발라주면 대부분 후유증 없이 회복된다.
2도 화상: 물집, 통증, 부종이 생긴다. 상부 진피층 손상 시 2주 내 회복되지만, 깊은 2도는 하부 진피층까지 손상돼 최대 4주가 걸리고 흉터가 남을 수 있다.
3도 이상 화상: 피부색이 희거나 검게 변하며 통증이 적다. 신경·피하조직까지 손상된 상태로, 반드시 전문 화상센터 치료가 필요하다.
민간요법은 금물, 병원 진료가 원칙
울산엘리야병원 외과 배강호 과장은 “명절 후 화상 환자 중 상당수가 ‘소주를 발랐다’, ‘된장을 바랐다’며 민간요법으로 상태를 악화시키고 온다”며 “이는 감염을 유발해 합병증 위험을 높이므로 절대 금물”이라고 강조했다.
또 “물집을 바늘로 터뜨리거나, 연고를 무분별하게 바르는 것도 피해야 한다. 물집은 터뜨리지 말고 깨끗한 거즈로 덮은 뒤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화상은 초기에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감염, 저혈압, 쇼크 등 전신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손가락·손목·발목 같은 관절 부위 화상은 작은 상처라도 회복 과정에서 조직이 오그라들어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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