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쓰는 청소제, 폐 기능 ‘20년 흡연자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11-17 13:04

▲ 화학 청소제를 자주 사용하는 여성의 폐 기능이 20년간 하루 한 갑을 흡연한 사람과 비슷한 수준으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진=셔터스톡]

집에서 화학물질이 포함된 청소제를 자주 사용하는 여성은 장기간 폐 기능이 크게 저하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팀은 이러한 손상 정도가 “20년간 하루 한 갑을 피운 흡연자의 폐 기능 저하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베르겐대학교 연구진은 6,235명을 대상으로 20년 이상 추적 조사한 결과, 특정 청소 제품을 지속적으로 사용할수록 폐 기능 감소 속도가 더 빨라지는 점을 확인했다.


연구 결과는 영국 매체 미러(Mirror)와 데일리레코드(Daily Record)를 통해 보도됐다.

◇ 청소 안 하는 여성 대비 폐 기능 감소 빨라

연구에 따르면 집에서 정기적으로 청소를 하는 여성의 1초간 노력성 호기량(FEV1)은 매년 3.6mL 더 빠르게 감소했다.


직업적으로 청소하는 여성은 연간 3.9mL가 줄어 가정 내 청소보다 더 큰 영향을 받았다. 강제 폐활량(FVC) 역시 각각 연간 4.3mL, 7.1mL씩 더 감소했다.

연구팀은 청소용 화학물질이 기도 점막을 자극해 매일 반복되는 미세 손상이 누적된 결과라고 해석했다.


연구 책임자인 외이스테인 스바네 교수는 “바닥·욕실 청소용 강한 화학물질을 폐로 흡입한다고 생각하면 이 같은 결과는 놀랍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천식 유병률도 청소를 하지 않는 여성(9.6%)보다, 집에서 청소하는 여성(12.3%), 직업적 청소 노동자(13.7%)에서 더 높았다.

◇ 남성은 뚜렷한 연관성 없어…노출 차이 영향


반면 남성의 경우 청소와 폐 기능 저하 사이에 유의미한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진은 “청소를 전혀 하지 않는 여성의 수가 적고, 직업적으로 청소하는 남성 자체가 적어 노출 양상이 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진단에 쓰이는 FEV1/FVC 비율은 청소를 하는 여성에서 더 빠르게 악화되지는 않아, 손상 자체가 폐쇄성 질환보다는 전반적 폐 기능 저하에 가깝다는 분석도 나왔다.

◇ “화학 청소제는 꼭 필요하지 않아…물·극세사만으로 충분”

연구팀은 “대부분의 화학물질 청소제는 필수적이지 않다”며 “물과 극세사 걸레만으로도 충분히 청소가 가능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장기적으로 폐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화학물질 사용을 최소화하고, 공중보건 당국이 청소 제품 규제를 강화하며 흡입 위험이 적은 형태의 제품 개발을 촉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미국 호흡기·중환자의학 저널(American Journal of Respiratory and Critical Care Medicine)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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