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 앉아있는 생활 습관, 흡연만큼 건강에 해롭다… 전문가들 경고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04-25 17:37

[사진=게티이미지뱅크]요

현대인의 좌식 생활 습관이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는 경고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시간 앉아 있는 것이 흡연만큼 해롭다고 강조하며,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가장 현실적인 해법으로 ‘걷기’를 제시하고 있다.

심장 전문의들에 따르면, 하루 종일 앉아 있는 습관은 단순한 생활 습관 문제가 아닌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건강 리스크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미국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은 하루 8시간 이상 앉아 있는 것이 조기 사망 위험을 높인다고 밝혔다. 해당 연구에 따르면, 하루 8시간 이상 앉아서 지내는 사람은 4시간 이하인 사람보다 조기 사망 확률이 59% 높다.

이는 단순한 우려에 그치지 않는다. 장시간 좌식 생활은 염증 증가, 산화 스트레스 유발,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등 다양한 생리학적 문제를 초래한다. 이에 세계보건기구(WHO)는 2020년 ‘좌식행동 및 신체활동 지침’을 발표하며 일주일에 최소 150분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혹은 75분 이상의 고강도 유산소 운동, 주 2회의 근력 운동을 권장했다.

이러한 경고 속에서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 습관으로 ‘걷기’가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호주 시드니 대학교 연구진은 7만 명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약 7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를 바탕으로, 하루 1만 보 걷기가 장시간 좌식생활의 해로운 영향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에 게재됐다.

연구에 참여한 이들의 좌식 시간 중간값은 하루 10.6시간. 연구진은 이를 기준으로 좌식 시간이 많은 그룹과 적은 그룹으로 나눈 뒤 이들이 걷는 걸음 수와 건강 결과를 분석했다. 결과는 명확했다. 좌식 시간이 긴 그룹도 하루 9,000~10,500보를 걸으면 심혈관 질환 위험이 21%, 조기 사망 위험이 39%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오래 앉아 있는 그룹일수록 동일한 걸음 수를 걸었을 때 더 큰 건강 개선 효과를 보였다는 것이다. 하루 6,000보에서 10,500보를 걸은 좌식 고위험군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10% 낮았다.

연구는 또한 걷기의 ‘임계값’도 제시했다. 좌식 시간이 많든 적든 하루 4,000~4,500보만 걸어도 조기 사망률과 심혈관 질환 위험을 유의미하게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빠르게 걷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라는 분석도 함께 나왔다.

다만 연구진은 “걷기만으로 좌식생활의 모든 위험을 제거할 수는 없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가능한 한 앉아 있는 시간을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장시간 책상 앞에 앉아 일하는 현대인들에게 완벽한 해결책은 아니지만, 일상 속 걸음 수를 늘리는 것이 건강에 중요한 영향을 준다는 강력한 공중보건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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