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안심 못 한다"…20·30대 지방간 급증, 원인은 술보다 '이것'

비만·당분 과다·운동 부족에 '대사이상 지방간(MASLD)' 증가
대부분 무증상, 간경변·간암으로 진행 전 조기 관리 중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장년층 질환으로 여겨졌던 지방간이 20·30대에서도 빠르게 늘고 있다. 과거에는 음주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지만, 최근에는 비만과 대사질환을 바탕으로 발생하는 '대사이상 지방간(MASLD)'이 증가하면서 젊은층도 안심할 수 없는 질환으로 자리 잡고 있다.

삼성화재가 2015년부터 축적한 건강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분석한 결과, 지방간 관련 실손보험금을 지급받은 고객은 2015년 약 1만2000명에서 지난해 약 2만3000명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특히 20대 지방간 환자는 인구 10만 명당 148명에서 216명으로 46% 증가했고, 30대는 355명에서 443명으로 25% 늘어 젊은층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술보다 생활습관의 변화와 대사질환 증가와 관련이 깊다고 설명한다.

최근 의학계에서는 기존의 '비알코올성 지방간(NAFLD)' 대신 '대사이상 지방간(MASLD)'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단순히 술을 마시지 않는 지방간이 아니라 비만, 복부비만,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인슐린 저항성 등 대사 이상이 지방간 발생의 핵심이라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대한간학회도 올해 발표한 진료 가이드라인에서 이러한 개념을 공식적으로 제시했다.

술보다 무서운 '생활습관'…젊은층 지방간 키운다

20·30대 지방간 증가의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비만 증가가 꼽힌다.

질병관리청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2023년 20대 비만 유병률은 전년 18.2%에서 22.1%로, 30대는 21.8%에서 27.3%로 크게 상승했다. 비만은 지방간뿐 아니라 당뇨병과 이상지질혈증 발생 위험도 함께 높인다.

식습관 변화도 영향을 미친다.

전문가들은 배달음식과 가공식품, 달콤한 음료, 과도한 야식 섭취가 늘면서 간에 지방이 축적되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설명한다.

특히 액상과당이 많이 들어간 음료와 디저트는 남는 에너지가 중성지방 형태로 간에 쌓이는 데 영향을 줄 수 있다. 여기에 장시간 앉아 있는 생활과 운동 부족까지 겹치면서 지방간 위험은 더욱 커지고 있다.

실제로 지방간 환자 가운데 상당수는 음주량이 많지 않다.

최근에는 술을 즐기지 않는 젊은층에서도 체중 증가와 복부비만, 대사증후군이 지방간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이뱅크]

증상 없어 방치되기 쉬워…"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

지방간이 위험한 이유는 대부분 특별한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 연구에서는 지방간 환자의 약 80%가 건강검진 과정에서 우연히 질환을 발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실제 치료나 생활습관 개선을 시작한 비율은 절반 수준에 머물렀다.

초기 지방간은 체중 감량과 식습관 개선, 규칙적인 운동만으로도 호전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지방 축적이 오래 지속되면 간에 염증이 생기고, 일부에서는 간섬유화와 간경변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후 간 기능 저하나 간암 위험도 높아질 수 있어 조기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당뇨병 함께 있으면 진행 위험 더 높아

삼성화재가 지방간 진단 고객 1만1193명을 10년간 추적한 결과에서는 4%가 간경변으로, 1.5%는 간암으로 진행했다. 특히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는 간경변으로 진행한 비율이 5.2%로, 다른 만성질환이 없는 환자보다 높았다.

질환이 악화될수록 의료비 부담도 크게 늘었다. 간경변 환자의 1인당 의료비는 만성 바이러스성 간염보다 약 3.9배, 간암은 7.3배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지방간을 단순한 간 질환이 아니라 대사질환의 신호로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방간 환자는 심혈관질환과 당뇨병 위험도 함께 높아질 수 있어 체중 관리와 운동, 식습관 개선은 물론 혈압과 혈당, 콜레스테롤까지 함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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