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소는 생식기관만이 아닌 여성 건강수명 좌우하는 '노화 스위치'

생식의학·롱제비티 국제 콘퍼런스 개최
국내외 석학 "난소 노화 늦추면 전신 노화와 만성질환 예방에도 새로운 가능성"

[2026 '생식의학 롱제비티 융합 국제 컨퍼런스 연사 / 앞줄 왼쪽 세번째부터 컬럼비아대 서유신 교수, 로제리오 로보 교수, 차광렬 차병원 차바이오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 ASRM CEO 재러드 로빈스]

국내외 생식의학과 노화 연구 분야의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여성의 난소 건강이 건강수명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 조명했다. 그동안 난임 치료와 임신을 중심으로 발전해 온 생식의학이 이제는 여성의 전신 건강과 노화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연구 분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했다.

차병원은 지난 16일부터 17일까지 판교 차바이오컴플렉스에서 생식의학과 롱제비티(Longevity·건강수명)를 접목한 국제 콘퍼런스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의 생식의학 및 노화 연구자, 임상의 등 700여 명이 참석했으며, 난소 노화와 전신 노화의 연관성, 폐경 이후 여성 건강관리, 생식 건강수명 연장 전략 등이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이번 행사는 생식의학과 롱제비티를 융합한 세계 최초의 국제 학술회의라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이번 콘퍼런스의 핵심 메시지는 난소를 단순히 임신과 출산을 위한 기관이 아니라 여성의 건강수명과 밀접하게 연결된 장기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생식의학과 노화 연구는 각각 독립적인 분야로 발전해 왔지만, 최근에는 난소 기능 저하가 호르몬 변화뿐 아니라 심혈관질환, 골다공증, 대사질환, 인지기능 저하 등 다양한 노화 현상과도 연관될 수 있다는 연구들이 축적되면서 두 분야를 함께 연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기조강연에서는 이스라엘 바이츠만연구소의 우리 알론(Uri Alon) 교수가 3억 건 이상의 실험실 데이터를 기반으로 폐경의 역학적 특성을 분석한 연구를 소개했다. 그는 미래 의학이 질병을 치료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물학적 노화 자체를 늦추는 방향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 컬럼비아대학교 로제리오 로보(Rogerio Lobo) 교수는 폐경 후 호르몬 치료가 여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하며, 적절한 치료가 삶의 질 향상과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난소 노화의 원인을 규명하고 이를 늦추기 위한 최신 연구들도 소개됐다. 컬럼비아대학교 서유신 교수는 텔로미어 유전학을 기반으로 난소 노화 과정을 분석한 연구를 발표했으며, 중국과학원의 광휘 리우 교수는 노화를 되돌리기 위한 '노화 재프로그래밍' 연구를 소개했다. 싱가포르국립대학교 황종웨이 교수는 난소의 만성 염증이 생식수명뿐 아니라 건강수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미국 오리건보건과학대학교 폴라 아마토 교수는 난소 노화 과정에서 미토콘드리아 기능 저하가 갖는 의미와 새로운 치료 표적을 제시했고, 싱가포르국립대학교 브라이언 케네디 교수는 노화 치료 기술의 발전 방향과 생식 노화 분야의 적용 가능성을 설명했다.

학계에서는 최근 난소를 여성의 생물학적 나이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로 바라보고 있다. 난소 기능이 저하되면 여성호르몬 분비가 감소하면서 생식 기능뿐 아니라 뼈와 근육, 심혈관계, 뇌 건강 등 다양한 신체 기능에도 변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난소 노화를 늦추는 연구가 단순한 난임 치료를 넘어 건강수명 연장 전략으로 확대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아직 난소 노화를 늦추는 것이 전신 노화를 직접 지연시킨다는 인과관계는 지속적인 임상 연구를 통해 검증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고 설명한다.

강연 이후에는 차세대 롱제비티 연구 과제와 국제 공동연구 방향을 논의하는 질의응답과 패널토론도 이어졌다. 참석자들은 여성 건강 연구가 상대적으로 연구비와 관심에서 소외돼 왔다는 점을 지적하며, 생식의학과 노화 연구를 융합하는 국제 협력 확대와 지속적인 연구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차광렬 차병원·차바이오그룹 글로벌종합연구소장은 "생식의학과 롱제비티를 결합한 새로운 의학의 가능성을 세계적인 연구자들과 함께 논의할 수 있어 뜻깊었다"며 "난임 치료를 넘어 전신 노화를 늦추고 여성의 건강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융합 연구를 지속적으로 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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