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전국적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다. 새 해 들어서 휴대폰 앱에 미세먼지도 초미세먼지도 나쁨으로 표시되고 있다. 이러한 나쁨 수준의 초미세먼지·미세먼지 농도(각각 PM2.5와 10)는 13일 비가 내리기 전까지 계속 될 전망이다.
미세먼지는 단순히 잘게 쪼개진 먼지가 아닌, 심각한 독성을 가진 발암 물질이다. 따라서 우리 몸에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폐암과 폐질환 등의 호흡기질환을 중심으로 심혈관질환, 뇌혈관질환도 유발한다. 치매 증상을 악화시키거나 우울증, 아토피염을 유발하기도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미세먼지를 발암물질로 규정해 관리 중이다. 전 세계 사망자의 8명 중 1명(연간 700만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숨진다고 집계되기도 했다. 이는 흡연으로 인한 연간 사망자 600만 명보다 많은 수치다.

통상 10㎛(마이크로미터)보다 작은 먼지는 미세먼지, 2.5μm 이하는 초미세먼지로 분류한다. 미세먼지는 콧속에서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몸으로 들어온다. 몸 속에 들어온 미세먼지는 폐와 기도에 달라붙는데, 초미세먼지는 크기가 더 작아 폐 속에서 공기와 혈액이 만나는 허파꽈리까지 도달하기 때문에 독성이 더욱크다.

이 때, 몸에서 미세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일으키는 염증 반응이 심혈관질환 유병율을 높이고 잠재적으로 종양 발생률도 키운다. 폐세포의 경우 유해 활성산소는 증가하고 항산화능력은 감소하는 등 크게 스트레스를 받은 상태가 된다. 혈관세포 역시 염증반응으로 손상을 입으면서 혈관이 수축하고 부정맥이 증가한다. 또한, 신체 전반적으로는 세균이 쉽게 침투할 수 있는 상태에 노출되기도 한다. 따라서 산업공해로 미세먼지의 중금속 농도가 높다면 인체의 피해는 더욱 치명적이다.

미세먼지는 암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이미 발생한 종양과 암을 더 빨리 퍼뜨리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질환연구센터 박영준 박사팀이 미세먼지의 암 전이 촉진 원리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미세먼지를 없애기 위한 우리 몸의 자연면역 반응 찌꺼기가 의도치 않게 암세포 증식을 촉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분자 세포 실험에서 미세먼지에 노출한 폐 대식세포 배양액을 암세포와 반응시켰다. 이는 실제 미세먼지 환경에 노출했을 때의 우리 몸이 보이는 반응이다. 백혈구의 하나인 대식세포는 몸 속 세균과 이물질을 잡아먹어 없애는 자연면역의 핵심 요소다.

문제가 되는 것은 대식세포가 미세먼지를 처리하며 분비한 단백질(찌꺼기)이다. 이 찌꺼기가 암세포 안에서 ‘표피 생장 인자 수용체(EGFR)’를 활성화해 암을 증식시키는 요인인 HBEGF(헤파린 결합성 EGF 유사생장 인자)와 활발히 반응한다. 몸 안이라면 암 전이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같은 결과를 생쥐를 이용한 동물실험에서도 확인했다.

이는 우리가 흔히 경험할 수 있다. 종종 암 환자들이 공기가 맑은 시골이나 산 속에서 생활한 결과 암 상태가 호전됐다는 얘기들이 바로 그런 것이다. 거주 환경이 대기오염이나 미세먼지에 적게 노출되면 암 전이 속도는 일부 늦춰지고, 치료 효과 역시 더욱 좋아진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세먼지 건강수칙

사회적으로는 미세먼지 발생을 최소화하도록 예방하는 것이 최선이다. 개인적으로는 질병관리청과 대한의학회가 발간한 《미세먼지 건강수칙 가이드》 등을 참고해 따르는 것을 추천한다.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미세 먼지가 많은 날엔 외출과 실외활동을 최소화한다. 특히 운동과 같은 신체활동은 반드시 피한다. 운동으로 호흡량이 많아지면서 훨씬 더 많은 미세먼지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외출 시 마스크 (KF 수치가 높은 것) 를 올바르게 착용하고, 호흡기 기저질환자는 증상 악화 시 곧바로 의료진을 방문한다.

▲외출 후 옷의 먼지를 털고 집에 들어온다. 옷의 먼지는 겉옷을 벗어서 세게 터는 것 만으로도 많이 없앨 수 있다. 그런 다음 손을 씻고 양치, 세안 등을 한다.

▲미세먼지가 심한 날은 하루 2회, 10분씩 환기하고, 환기 후에는 물걸레질을 하여 청소한다.

▲물을 수시로 마시고 △녹차 △배 △마늘 △도라지 △미나리 △블루베리 등 미세먼지 배출에 좋은 음식을 먹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