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연골 건강을 위한 신체활동 가이드라인

박지홍 경희대학교 교수
  • 김연주 기자
  • 발행 2023-07-26 13:57

박지홍 경희대학교 교수

2022 국민생활체육조사(문화체육관광부, 2022)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10명 중 6명 이상은 적어도 주 1회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걷기(37%), 보디빌딩(13%), 등산(11%), 수영(9%), 축구/풋살(8%), 골프(8%), 요가/필라테스/태보(7%)에 참여하고 있다.


신체활동 참여는 건강증진 및 유지, 체중 및 체형관리, 그리고 스트레스 해소에 효과적이지만 발목염좌나 십자인대 부상과 같은 근골격계 부상의 잠재적인 위험을 동반한다.


운동강도가 높을수록 부상의 위험도 커지는데, 관절부상 및 수술이력과 과도한 신체활동 참여(높은 빈도와 높은 강도)는 관절연골 건강의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관절연골의 손상이 심할 경우, 관절 활막의 염증과 비대, 연골세포의 퇴화로 인한 관절 통증과 뻣뻣함을 유발하는 퇴행성 골관절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최근 발표된 연구논문을 바탕으로, 신체활동 참여와 관절연골 건강의 관계에 대해 알아보고 건강한 신체활동의 지속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한다.

신체활동과 골관절염은 관계가 있을까?

신체활동은 유전, 나이, 체중, 비만, 영양상태, 부상 및 수술이력, 운동경력 등 골관절염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 중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높은 빈도와 높은 강도의 신체활동 참여는 골관절염 위험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신체활동 측정의 어려움과 개인의 질병·질환 유무의 다양성 때문에 높은 빈도와 높은 강도의 신체활동 참여가 관절연골 손상으로 이어진다는 인과관계를 밝히기는 어렵다.


관련 연구논문들의 결과를 살펴보면 관절연골 손상이 심한 환자일수록 신체활동 수준은 낮으며, 골관절염 초기 여성의 경우, 중강도 신체활동 참여는 저강도 신체활동 참여에 비해 관절연골 손상의 진행을 늦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골관절염 환자라 하더라도 고강도 신체활동 참여는 저강도 신체활동 참여와 비교하여 관절연골의 건강을 악화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한다.


 종합해보면, 신체활동의 참여는 관절연골 손상에 따른 관절 통증 감소와 관절 기능 향상시켜 삶의 질을 높이는 뛰어난 효과가 있으며, 이 때문에 골관절염 환자의 첫 번째 치료 옵션이 된다.


관절 건강은 날씨와 관련이 있을까?

일부 사람들은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이면 관절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과학적으로 근거가 있는 말이다.


최근 관절 통증과 날씨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논문들의 결과를 종합한 리뷰 논문에 의하면 기압과 습도가 관절 통증과 관계가 있다고 한다. 통증을 느끼는 이유는 우리 몸속의 통증수용기가 자극을 받아 중추신경계에 그 정보를 전달하고 뇌가 이를 해석하기 때문이다.


즉, 비가 오거나 흐린 날의 낮은 기압과 높은 습도는 관절 내 압력의 증가로 이어지고 근육, 힘줄 등 관절 주변 구조물들의 팽창이 통증수용기를 압박하여 교감신경계 활성화와 더불어 관절 통증과 함께 뻣뻣함이 증가하는 것이다.

만약 관절연골이 좋지 않다면 비가 오거나 흐린 날 신체활동을 자제해야 할까? 관절 통 증으로 신체활동을 지속할 수 없다거나 관절 통증을 유발하는 동작을 반복적으로 실시하는 것이 아니라면 일부러 날씨로 인해 신체활동을 제한할 필요는 없다. 관절 통증과 구조적 손상이 없는 건강한 사람들 역시 마찬가지다.


날씨 혹은 환경의 영향으로 바닥이 미끄럽거나, 시야 확보가 되지 않아 추가 부상의 위험이 따르거나, 감기나 미세먼지 등 질병 노출로 인한 것이 아니라면 신체활동 참여로 얻는 이득이 훨씬 크기 때문에 관절연골 건강과 날씨의 관계를 따져 신체활동을 자제할 필요는 없다.

얼마나 어떻게 운동해야 할까?

튼튼한 관절 건강을 위해 신체활동에 참여하기를 권장한다. 이와 관련된 261편의 연구논문 결과를 종합한 리뷰 논문에 따르면, ‘주당 150분의 중강도 신체활동 참여’가 다른 치료를 병행하지 않더라도 관절 통증 감소와 관절 기능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30분씩 일주일에 5번 운동하는 것인데, 시간이 부족하다면 10분씩 15번으로 나누어 운동하는 것도 유사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우리 국민이 가장 많이 참여하는 신체활동인 걷기는 평지에서 달리는 것과 함께 관절에 적절한 자극을 전달한다.


신체활동을 제외한 다른 요인(예: 관절부상 및 수술이력, 비만 등)들의 영향이 없다면, 일주일에 30km 정도의 거리를 달리는 것을 평생 지속하더라도 골관절염으로 진행되기보다는 튼튼한 관절 건강의 유지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학계는 보고 있다.

그렇다면, 관절에 큰 부하가 전달되는 등산이나 씨름과 같은 신체활동은 관절 건강을 위해서 피해야 할까? 그렇지 않다. 신체활동 참여로 관절이 얻는 건강상 이득(건강 증진 및 유지와 더불어)은 과사용에 의한 관절연골의 손상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과사용에 의한 관절연골의 손상이 유발되려면 고강도 신체활동을 짧은 휴식 뒤 반복적으로 실시해야 하는데, 일반인의 경우 이 정도의 신체활동을 지속하기 어렵다. ‘운동이 약’이니 망설이지 말고 어떤 신체활동이라도 시작하고 규칙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밑창이 얇은 신발을 신고 달리기를 했을 때, 두꺼운 신발을 신고 달리기를 했을 때와 비교하여 약 7% 정도의 관절부하 감소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한다.

운동 후 어떻게 휴식해야 할까?

2~4mm의 두께에 80% 정도가 물로 구성되어 있는 관절연골은 물을 머금은 스펀지와 유사한 구조이다. 신체활동을 할 때 체중부하로 관절에 전해진 압박과 회전은 연골 내 존재하던 물을 밖으로 빠져나오게 하고, 신체활동이 끝나고 체중부하로 인한 자극이 중단되게 되면 그 물은 다시 채워져 관절연골은 본래의 형태를 회복하게 된다.


최근 경희대학교 AT센터(Athletic Training Center)에서 실험한 결과에 의하면, 질병이 없는 건강한 관절을 가진 대상자들의 무릎 관절연골의 두께는 30분간의 달리기 후 11% 감소했다.


본 실험은 신체활동 후 일반적인 회복 전략으로 추천되는 아이싱(무릎관절에 얼음주머니 적용) 혹은 거상(다리를 심장보다 높이 위치시킴)을 실시하여, 두 다리를 펴고 앉아 쉬는 휴식과 비교하였다. 그 결과 달리기 전 상태의 관절연골 두께로 회복되기까지 40분이 소요되었으며, 세 그룹 간 관절연골 회복의 정도는 차이가 없었다.


흥미로운 결과지만 관절연골이 혈관, 신경, 림프가 연결되어 있지 않은 구조임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결과이다. 심부 및 근육의 온도 그리고 젖산의 감소 정도가 신체활동 후 회복의 지표로 일반적인 것을 고려할 때, 관절연골의 회복은 이들과 별개로 휴식시간 확보가 필수임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

글을 마치며

일반적으로 과도한 신체활동 참여는 관절연골 건강에 부정적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골관절염을 유발하는 다른 요인들(유전, 나이, 체중, 비만, 영양상태, 관절부상 및 수술이력, 운동경력 등)이 다르지 않다고 가정하면, 신체활동 참여는 골관절염의 예방에 도움이 된다.


골관절염 환자도 신체활동 참여로 골관절염의 진행을 늦추는 효과와 함께, 관절 통증 감소와 관절 기능 향상에 직접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비가 오거나 흐린 날씨에 관절의 통증과 뻣뻣함이 증가할 수 있지만, 관절 보호를 위해 이런 날씨의 신체활동 참여를 망설일 필요는 없다.


튼튼한 관절의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걷기나 스트레칭과 같은 일반적 정리운동과 함께 신체활동 후 체중부하가 없는 동작으로 30~40분 이상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 휴식을 취하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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