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약물만큼 ‘운동 치료’ 중요…초기 증상 보이면 전문 진료 필요

4월 11일은 치매, 뇌졸중과 함께 3대 노인성 질환으로 꼽히는 파킨슨병의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세계 파킨슨병의 날’이다. CS한방병원 신현택 교수는 이날을 맞아 “파킨슨병 환자는 해마다 증가 추세이며, 2023년 기준으로 10년 전보다 약 1.5배 이상 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평균 발병 연령은 50대 중반으로, 나이가 들수록 발병 위험도 함께 높아진다”고 덧붙였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을 생성하는 뇌 속 도파민 신경세포가 감소하면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퇴행성 신경 질환이다. 정확한 발병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몸이 느려지는 ‘서동’, 떨림, 근육의 뻣뻣함(경직), 자세 불안정, 보행장애 등이 있으며, 본격적인 운동 증상이 나타나기 전 심한 잠꼬대, 변비, 우울감 등의 비운동 증상이 먼저 나타나 조기 진단의 단서가 되기도 한다.
신 교수는 “환자마다 증상의 시작 시기나 진행 속도는 다르지만, 대부분 한쪽 손발의 떨림이나 동작의 느려짐 등으로 시작된다”며 “이러한 증상이 서서히 나타난다고 하여 단순한 노화로 치부해서는 안 되며, 의심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킨슨병은 운동 증상과 함께 신경학적 검사 소견, 약물 반응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된다. 주요 증상인 서동 외에도 떨림이나 경직 중 한 가지 이상이 동반되고, 약물 치료에 뚜렷한 호전 반응이 있을 경우 임상적으로 파킨슨병으로 진단된다. 필요한 경우 MRI나 도파민 운반체 PET 검사를 통해 도파민 신경세포의 손상 여부를 확인하기도 한다.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약물과 운동, 수술 등 다양한 치료 방법을 통해 증상의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개선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신 교수는 “약물이나 수술을 통해 완전한 회복은 어렵지만, 증상의 악화를 늦추고 일상생활의 불편을 줄이는 것이 치료의 목적”이라며 “특히 운동 치료는 약물만큼이나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약물 치료는 보통 일상생활에 지장이 생길 정도로 증상이 나타날 때 시작된다. 다만, 증상이 경미하더라도 정기적인 상태 평가를 통해 필요 시 조기 투약이 이뤄질 수 있다. 치료에는 도파민 전구물질인 레보도파, 도파민 작용제, 도파민 분해 억제제, 분비 촉진제 등이 사용된다.
신 교수는 “오랜 기간 약물 치료를 지속할 경우 약효 지속 시간이 짧아지며, 운동 증상이 다시 심해지는 경우도 있다”며 “이러한 경우엔 약물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 뇌에 전극을 삽입해 전기 자극을 주는 ‘뇌심부 자극술’과 같은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운동은 증상의 진행을 늦추는 데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하루 30분 정도 땀이 날 정도의 유산소 운동이 권장된다. 파킨슨병 예방에 도움이 되는 동작으로는 팔을 머리 위로 쭉 뻗는 체조, 누워서 무릎을 가슴 쪽으로 당겼다 펴기, 발뒤꿈치를 들었다 내리는 운동 등이 있다.
신 교수는 “운동은 단지 몸을 움직이는 것을 넘어, 파킨슨병 증상의 악화를 막고 환자의 일상 능력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꾸준한 운동 습관이야말로 치료 못지않은 예방”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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