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트륨 섭취와 사망의 연관성은?

세브란스 연구팀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률은 관련 없어
칼륨을 잘 섭취 하는 것이 연구의 핵심
  • 은현서 기자
  • 발행 2023-02-01 13:34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짜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간의 연구 결과도 나트륨 섭취를 경계하고 있다. 최근짜게 먹는 것이 건강에 좋지 않다는 것은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그간의 연구 결과도 나트륨 섭취를 경계하고 있다. 최근과도한 나트륨 섭취는 고혈압과 심혈관 발생 위험을 높인다. 그러나 최근 나트륨 섭취량이 사망률과 관련 없다는 세브란스병원 논문이 발표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었던 나트륨 섭취가 건강에 해롭다는 상식을 뒤엎는 결과처럼 보인다. 그렇다면 정말 음식을 짜게 먹어도 상관없는 걸까?

나트륨 많이 먹으면 고혈압·심혈관질환 위험 높아

이번 세브란스 병원의 논문 발표 결과를 ‘짜게 먹어도 된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연구 결과는 분석한 자료의 특성에 따라 달라진다.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이 사용한 한국유전체역학연구(KoGES) 데이터가 편향된 탓에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률 간 상관관계가 파악되지 않았을 수 있단 지적이 있었다. 서울대 의과대학에 따르면 조사 참여자들의 평균 나이가 56세로 한국인 평균 나이인 43.4세보다 많고, 약10년간 추적 관찰하는 동안 사망한 사람 다수가 흡연자거나 콩팥 건강이 원래 좋지 않은 기저 질환이 있었다고 했다. 덧붙여 나이·흡연 여부·건강 상태 등 다른 변수가 사망률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률 간 상관관계가 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보편적인 한국인보다 나트륨 섭취량이 적은 집단을 분석에 활용한 것도 한 원인이다. 조사 참여자들의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2.5g으로,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일일 나트륨 섭취 권고량인 2g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반면, 2019년 식품의약품안전처 조사 결과 한국인의 평균 일일 나트륨섭취량은 약 3.2g이었다. 서울대 의과대학은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률 간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은 집단은 나트륨을 적게 섭취하는 집단이므로, 이 결과를 나트륨 섭취량이 많은 일반 대중에게 적용하는 건 부적절하다”고 전했다.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률 간의 관계가 명확하지 않다고 해도, 지나치게 짜게 먹는 습관은 건강에 해롭다. 과도한 나트륨 섭취가 고혈압과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높인다는 건 학계에서 수십 년간 널리 인정받는 사실이다. 그 외에도 신뢰할 만한 다수의 연구도 존재한다. 세브란스병원 연구팀의 논문에도 ‘나트륨을 과도하게 먹으면 혈관 경직도와 혈압이 높아지고 콩팥 기능이 떨어진다’는 말이 언급된다. 또, '인종·유전·환경·식습관에 따라 데이터 분석 결과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번 연구에서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률이 간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해서 나트륨을 많이 먹어도 되는 건 아니다'라고 했다. 'WHO의 나트륨섭취 권고량은 2g이고, 미국심장학회 권고량은 2.3g 이하이므로 한국인도 역시 그 이하로 먹는 게 좋다'고 말했다.

칼륨을 잘 섭취 하는 것이 이번 연구의 핵심

다수 언론이 이번 연구 결과를 보도하며 ‘나트륨 섭취량과 사망률이 관련 없다’는 분석 결과에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세브란스 연구진이 말하는 논문의 핵심은 ‘칼륨 섭취량과 사망률의 반비례 관계’에 있다. 연구진은 나트륨 섭취량 이외에 ▲칼륨 섭취량 ▲나트륨 섭취량-칼륨 섭취량의 비율과 사망률 간 연관성도 분석했다.

나트륨 섭취량-칼륨 섭취량의 비율과 사망률 간엔 상관관계가 관찰되지 않았지만, 칼륨 섭취량과 사망률 간엔 반비례 관계가 성립하는 것이 확인됐다. 연구진은 “나트륨을 많이 먹어도 사망률이 높아지지 않는다고 해석하기 보다는, 칼륨을 잘 섭취하는 것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률과 총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게 이번 연구의 핵심”이라고 했다. 연구에서는 칼륨 섭취량에 따라 사람들을 다섯 집단으로 나누었더니, 칼륨 섭취량이 가장 많은 집단은 가장 적은 집단보다 사망률이 21% 낮은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칼륨은 근육·심장·신경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데 필수적인 성분이다. 나트륨과 함께 소변으로 배출되며 체내 나트륨 농도를 낮춰주기도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권고하는 성인의 일일 칼륨 충분섭취량은 3.5g이지만,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에 따르면 성인남녀 약 60% 이상이 충분섭취량보다 적게 먹는다. 세브란스 연구진은 “과일, 채소, 곡류, 생선 등을 통해 칼륨을 충분히 섭취하면 혈압이 개선되고 만성 콩팥질환 발생을 막을 수 있다”며 했다. 단, "콩팥병환자의 50% 이상은 혈중 칼륨 농도가 지나치게 높아진 ‘고칼륨혈증’ 탓에 부정맥, 근육 무력감, 반사감각저하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콩팥 기능이 정상인 경우 일상적인 식사에서 칼륨을 섭취하는 정도로는 고칼륨혈증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러나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칼륨이 체외로 잘 배설되지 않아 고칼륨혈증이 생길 수 있으므로, 주치의와 식습관을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