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

성남시립의료원 류마티스내과 유양선 분과장
  • 정동묵 기자
  • 발행 2022-09-02 10:42

▲ 류마티스내과  유양선 분과장 = 사진제공 성남시의료원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생기는 관절염을 퇴행성이라 생각하고, 그냥 넘기곤 하는데 오랜 시간이 지나 병원을 방문해 보면, 생각지도 못한 류마티스 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관절염 모두 관절의 통증을 동반한 염증질환이다 보니, 차이점을 구분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원인과 증상도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구분하고, 치료도 달리해야 한다. 이에 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자.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퇴행성 관절염은 45세 이상에서 잘 나타나는데,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증가하며 골관절염과도 같은 말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뼈를 둘러싸고 있는 연골이 닳아 없어지거나 찢어지는 것을 말한다.


반면 류마티스 관절염은 면역체계가 잘못 인식해서 관절을 공격하여 통증과 부종, 기형까지 나타나게 되는 자가면역질환으로 분명한 차이가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뼈 끝을 감싸고 있는 연골이 닳으면서 통증과 부종이 생기는 질환으로 나이가 들어 주로 생기지만, 비만과 과격한 운동을 즐기는 30~40대의 젊은층에서도 충분히 나타날 수 있다. 체중 부하가 많이 되는 무릎이나 엉덩이, 척추 관절에서 잘 생기고, 과하게 사용한 손가락이나 손목 관절에도 발생할 수 있다. ​

퇴행성 관절염이 생기면 관절을 이루는 뼈와 인대 등에 손상이 생겨 염증과 통증이 발생한다. 무릎을 움직일 때 소리가 나거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혼자 일어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초기에 적절한 치료를 받고 잘 관리하면 병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주로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치료, 보조기 처방 등을 한다. 단, 연골이 심하게 닳아버린 진행된 관절염은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치료보다 관리가 더 중요하다. 예방과 관리를 위해서는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당한 체중을 유지해야 하는데 무릎 꿇기, 쪼그려 앉기, 양반다리 하기, 뛰어 내리기, 무거운 물건 메거나 들고 오래 걷기, 등산 등은 무릎에 무리가 가기 때문데 최소화 해야 한다.

관절 주변 근력을 강화하는 운동도 좋다. 특히 체중 부하가 적은 근력운동, 자전거 타기, 수영을 추천한다. 필요한 경우 무릎, 발목, 손목 등 보조기를 사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류마티스 관절염을 의심할 수 있는 초기 증상은 ▲아침에 손가락이 뻣뻣해져 주먹이 잘 쥐어지지 않는 조조강직이 1시간 이상 지속되거나 ▲손가락·발가락·손목·팔꿈치·어깨 등의 여러 관절이 양측으로 붓고 아프고 ▲아픈 관절 주위가 많이 붓고 뜨끈뜨끈한 열감이 느껴지는 등이다. 이땐 서둘러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아야 하는데 이미 손상된 관절은 이전 상태로 돌리기 힘드므로 조기에 발견해 치료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활막의 지속적인 염증으로 관절 연골이 손상되거나 뼈가 침식되는 골미란이 나타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빠르게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하지 않으면 관절의 파괴와 신체 기능의 장애를 초래할 수 있고,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류마티스 관절염은 예방이나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기도 하다. 따라서 류마티스 관절염의 치료는 염증을 조절해 통증을 감소시키고, 관절 손상을 예방하거나 지연시켜 관절의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에 초점을 둔다. 이를 위해 질병 활성도를 최대한 낮춰 궁극적으로 염증과 관련된 질환의 증상과 징후가 없는 ‘관해(Remission)’를 달성하는 것이 관건이다.​
실제로 대한류마티스학회는 물론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의 표준이 되는 유럽류마티스학회(EULAR)와 미국류마티스학회(ACR)도 이상적인 치료 목표로 관해 달성을 제시하고 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진단 후 가능한 빨리 항류마티스제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위한 항류마티스제제 선택 과정은 주로 유럽류마티스학회의 가이드라인을 기반으로 이뤄진다.

항류마티스제제 처방 시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치료제 중 하나는 메토트렉세이트(MTX)이며, MTX에 부작용이 있거나 사용하기 어려울 경우에는 레플루노마이드나 설파살라진 등 다른 항류마티스제제가 사용된다.

​만약 MTX를 포함한 두 종류 이상의 항류마티스제제로 각 3개월씩 6개월 이상 치료 시에도 질병 활성도가 개선되지 않을 경우 생물학적제제 또는 JAK 억제제의 병용이 고려된다. 이러한 2차 치료로도 불충분한 경우 다른 종류의 생물학적제제나 JAK 억제제로 약제를 변경할 수 있다.

​또한, 중증 또는 중등도의 질병 활성도를 가진 환자는 1개월 마다, 지속적으로 낮은 질병 활성도를 유지하거나 관해를 달성한 환자는 3개월에서 6개월 마다 정기적으로 질병 활성도를 측정하고 기록해야 한다.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역시 평소 관리가 중요하다. 붓거나 통증이 있을 때는 과도하게 사용하지 않고 염증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담배는 병의 원인 중 하나로 반드시 끊어야 하며, 관절 주위의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 기능을 오래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