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화? 아닙니다, 관절염 초기일 수 있습니다"

작은 통증과 뻣뻣함, 방치하면 관절 변형으로 이어져요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09-16 11:39

▲ 60대 남성 A씨는 무릎 통증을 노화로 여겨 방치하다 치료가 늦어져 관절이 변형되고 결국 수술까지 받게 됐다. [사진=셔터스톡]

도움말: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

#60대 남성 A씨는 무릎 통증을 ‘나이가 들어서 당연히 생기는 것’이라고 생각해 파스만 붙이며 지냈다.

하지만 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결국 계단을 오르내리기조차 힘들어졌다.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관절이 변형된 상태였다. 조금만 더 빨리 치료를 받았다면 수술까지는 가지 않았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았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관절이 아프거나 뻣뻣하면 단순히 노화 탓으로 돌리지만, 사실은 관절염의 초기 신호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노화 아닌 질환, 관절염

▲ 이병훈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교수
가천대 길병원 정형외과 이병훈 교수는 “관절염은 단순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현상이 아니라 다양한 요인이 겹쳐 나타나는 질환”이라고 강조한다. 관절의 연골이 닳거나 관절 내 염증이 발생하면서 통증, 뻣뻣함, 운동장애가 나타나는 것이 대표적이다.

관절염은 크게 ▲퇴행성 관절염(골관절염)과 ▲염증성 관절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나 반복 사용으로 연골이 닳아 생기며, 무릎·고관절·손가락처럼 체중을 많이 받는 부위에서 흔하다. 국내 65세 이상 인구의 60% 이상이 이 질환을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하다.


반면 염증성 관절염은 면역체계 이상이나 대사 문제에서 비롯된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손목·손가락 관절을 대칭적으로 아프게 하고 아침에 1시간 이상 뻣뻣하게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통풍은 요산이 쌓여 극심한 통증을, 강직성 척추염은 허리와 골반을 굳게 만든다.

방치하면 관절 변형까지

관절염은 초기에 단순한 통증이나 불편감으로 시작되지만, 치료 시기를 놓치면 관절이 변형되거나 움직임이 제한될 수 있다. ▲계단 오르내릴 때 무릎 통증 ▲아침 손 관절의 뻣뻣함 ▲관절 열감·붓기 ▲뚝뚝 소리 ▲관절 모양의 변형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이런 신호가 나타나면 파스나 마사지로 버티지 말고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비만은 체중 부담뿐 아니라 체내 염증을 촉진하는 호르몬 작용까지 겹쳐 관절염 진행을 빠르게 한다. 여기에 쪼그려 앉기, 무릎 꿇기, 바닥 생활 같은 습관은 관절에 큰 부담을 준다. 가족력이 있거나 O다리처럼 관절 정렬 이상이 있는 경우도 위험 요인이다.

관절염 치료와 예방법

관절염은 완치가 쉽지 않은 만성질환이지만, 조기 진단 시 수술 없이도 충분히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진통소염제, 연골 보호제, 히알루론산·스테로이드 주사, 물리치료, 자세교정, 체외충격파 치료 등이 대표적이다.


심한 경우에는 관절내시경이나 인공관절 치환술 같은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최근 줄기세포·성장인자 주사 등 재생의학적 치료도 연구되고 있지만, 아직은 제한적으로 활용된다.

예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체중 관리와 근력 운동이 중요하다. 체중 1kg이 늘면 무릎 하중은 4kg이나 증가하기 때문에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필수다. 허벅지·엉덩이 근육을 강화하면 관절 안정성이 높아지고 통증이 줄어든다. 걷기 같은 유산소 운동과 스트레칭도 도움이 된다.

관절염은 ‘나이 들면 다 생긴다’는 질환이 아니라, 방치하면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무서운 병이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꾸준한 관리로 충분히 진행을 늦추고 편안한 일상을 되찾을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를 무시하지 않고 제때 대응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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