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워서 얼음물 벌컥벌컥 마셨더니 머리가 ‘띵~’… 이유는?

  • 김보희 기자
  • 발행 2024-05-30 16:1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날씨가 더워지면서 시원한 얼음물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얼음물을 급하게 마시다 보면 가끔 두통이 발생하기도 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과 예방법에 대해 알아보았다.

갑자기 차가운 물이나 음료, 아이스크림 등을 섭취하면 뇌는 몸을 보호하기 위해 혈관을 좁히고 따뜻한 피를 더 많이 보내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혈류량이 급격히 변하면서 입천장 등의 혈관이 갑자기 수축했다가 다시 넓어지게 되는데, 이로 인해 뇌의 ‘삼차신경’이 자극을 받게 된다.

삼차신경은 크게 세 갈래로 나뉘는 뇌신경으로, 뇌혈관과 얼굴 등에 분포한다. 차가워진 입안의 온도 감각이 삼차신경에 전달되면, 삼차신경이 활성화되어 급격한 온도 변화에 대응해 따뜻한 혈액을 공급하라고 신호를 보낸다. 이에 따라 뇌 혈류가 증가하면서 두통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하버드대 의대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실험 참여자 13명을 대상으로 얼음물을 마시게 한 결과,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전대뇌동맥 혈류가 급속하게 증가하는 것이 확인되었다.

찬 음료를 마신 뒤 갑자기 두통이 생겼다고 해도 건강에는 큰 해가 되지 않는다. 이러한 두통은 보통 1~5분 이내로 사라지는 일시적인 현상이다. 찬 음료를 천천히 마시면 자연스럽게 혈액과 산소도 일정한 속도로 흐르며 두통이 완화된다. 두통을 빨리 완화하기 위해서는 따뜻한 물을 마시거나, 입천장에 혀를 갖다 대거나, 손으로 입과 코를 가린 채 숨을 빨리 내쉬어 입천장을 데우는 방법들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두통이 발생하지 않도록 찬 음식을 천천히 섭취하는 것이다. 만약 두통이 너무 오래 지속되거나 최근 심해졌다면 의사의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찬 음식을 먹을 때 눈에도 통증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이는 삼차신경이 눈 주변과 연결되어 발생하는 현상이다. 특히 평소에 편두통이 있는 사람은 이미 삼차신경이 과민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러한 증상이 더 쉽게 나타날 수 있다.

여름철 시원한 얼음물과 찬 음료는 더위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되지만, 갑작스럽게 마시면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찬 음료를 천천히 마시는 것이 중요하며, 두통이 발생했을 때는 따뜻한 물을 마시거나 입천장을 데우는 방법을 시도해 보자. 꾸준한 관리로 건강한 여름을 보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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