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병원 전공의 ‘수당 미지급’ 논란…11억 임금체불 진정

국립경찰병원 전공의들이 연장·야간·휴일근로 수당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며 고용노동청에 집단 진정을 제기했다. 체불 임금 규모는 약 11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19명은 최근 고용노동부에 임금체불 진정을 제기하며 병원이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지 않고 ‘정액 수당’ 방식으로 임금을 지급해 왔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내과와 정형외과 등 격무 부서에서 주 80시간에 가까운 근무를 이어왔지만 실제 근로시간과 관계없이 월 160시간 기준의 고정 수당만 지급받았다고 설명했다.
전공의 측은 이 같은 방식이 사실상 ‘가짜 포괄임금제’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평일 당직 근무의 경우 밤샘 진료로 이어져 익일 아침까지 약 11시간 이상의 추가 근로가 발생했지만 이에 대한 연장·야간 근로수당이 제대로 지급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이번 진정에 참여한 전공의들의 미지급 임금은 총 10억원 이상으로, 1인당 체불액은 약 2600만원에서 최대 9995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공의 측은 병원이 기획재정부의 예산 지침을 근거로 전공의 시간외수당을 공무원 9급 수준 단가로 적용하면서 연장·야간·휴일근로 가산 수당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무원 수당 규정에서도 초과근무는 시간외근무, 야간근무, 휴일근무로 구분돼 있어 최소한의 수당 지급조차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대법원 판례 역시 전공의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주 40시간 초과 근무에 대한 가산임금 지급을 명확히 하고 있다. 2025년 9월 선고된 대법원 판결에서도 전공의에게 근로기준법상 연장근로수당을 지급해야 한다는 취지가 확인됐다.
경찰병원 자체 수련규정에도 주 40시간을 초과한 근로에 대해서는 근로기준법에 따른 수당을 지급하도록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는 해당 규정이 제대로 적용되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전공의 측은 또 고용노동부의 사건 처리 방식에도 문제를 제기했다. 근로감독관 집무규정에 따르면 시정명령 이후에도 임금 체불이 시정되지 않을 경우 즉시 범죄인지 후 수사를 진행하도록 돼 있지만, 노동당국이 사용자 고의·과실 여부를 추가로 판단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 것은 규정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전공의노조 대표는 “국립병원이 하위 행정지침을 이유로 상위 법령인 근로기준법 적용을 사실상 무력화하고 있다”며 “공공의료 시스템이 의료진의 희생을 전제로 운영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법 당국과 정부가 이번 사안을 엄정하게 조사해 법과 제도를 바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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