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 집중 조명 32]모든 질환의 근본치료를 위해 가다, 모본 정회원 탐방 인터뷰
모본정회원 슬찬한방병원 문상현원장
‘후배 한의사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어
양방검진 위주의 의료정책, 예방과 보건중심의 의료정책으로 개선해가야
'건강을 슬기롭게 채운다'는 의미의 '슬찬'한방병원의 문상현 원장을 만났을 때는 병원 개원을 며칠 앞두고 몹시 분주할 때였다. 그럼에도 인터뷰에 응하는 눈빛과 목소리는 활기가 가득했다.
“한방으로 안되는 것은 다른 것으로도 어렵습니다.”
라고 말하는 그의 목소리에는 치료 잘하는 한의사로서 확신과 자신감이 넘쳤다. 현 한의계에 대해서도 현실감 있는 발언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그는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나라의 건강검진에 대해서 문제점을 지적하며 국가가 무료로 건강검진을 국민들에게 받도록 하여 조기에 질병을 알아내고 조치를 취하고 건강을 관리 할 수 있도록 하는 면은 좋지만, 양방검진에만 치우쳐 있는 점은 문제라고 말했다.
‘과연 검사가 늘었다고 국민이 더 건강해졌는가’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면서 국가가 국민들에게 건강관리의 선택권을 주어 한방치료에도 더 일찍 더 쉽게 접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국민 보건 건강의 질이 높아질 수 있다고 힘을 주어 강조했다. 이것은 단순히 한방의 저변 확대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몸과 마음의 ‘양생’에 관한 문제라고 말했다. 그것을 위해서는 한의계 모두가 ‘의료정책’에 대해 주시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치료비용을 환자가 전적으로 부담하는 현재 한방 의료환경에서 젊은 한의사들은 소극적인 치료를 할 수밖에 없고, 그에 따라 치료효과가 더디게 나타나는 것이 한방치료의 문제인 것 마냥 인식되는 것을 안타까워 했다. 아주 좋은 한약 방제기술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난치성 질환의 임상에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보이고 있어, 젊은 한의사들에게 자기확신과 자신감을 심어주는 것이 ‘모본’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단 치료를 하면 된다는 것을 강조했다. ‘너도 할 수 있어!’ 라고 후배들에게 말하기 위해서는 더 열심히 모본의 활동을 하겠다는 그와의 인터뷰를 들어본다.
Q : 인터뷰를 처음 요청 드릴 때 모본의 사무총장을 맡고 있다고 직접 소개하셨는데요, 어떤 계기로 어떻게 모본과 함께 하시게 되었는지요?
한의사 문상현 원장(이하 문) : 한의학은 임상 경험을 무시할 수 없어요. 모본을 이끌고 있는 이현삼 원장님이 4대째 한의원을 하시잖아요. 임상의 경험이 3,4대 이어지면 그 노하우가 엄청납니다. 노하우가 알려주는 것은 시대별로 달라지는 사람과 환경을 알 수 있다는 건데요. 배고픈 시절부터 배가 부르기 시작한 시절, 환경, 스트레스들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알 수 있어요. 사람의 진화단계까지 경험할 수는 없겠지만, 삶이 변화하는 것들을 보면서 진료하시는 분들과 저처럼 학교 졸업하면서 임상에 뛰어든 사람과는 출발점이 다르다고나 할까요(이렇게 말하는 문원장의 임상 경험도 20년이 넘는다.)
의서 ‘동의보감’은 허준 선생님이 질환에 따라 우리 땅의 사람들에게 맞는 처방의 내용들을 수 천년 동안 내려온 수백권의 의서들을 종합하여 발췌해서 쓰신거예요. 오랜 시간동안 쌓여 있는 데이터들이 거르고 걸러진 것들이 남아 있는, 그 당시의 치료의 기준점인거죠. 현대의학적으로 동의보감에 나온 한약의 유효성분에 대해 연구를 많이 해요. 재미있는 것은 옛날 처방에서 조금 용량을 바꿔 달이면 유효성분 추출 양이 달라져요. 옛 처방대로 제조했을 때야 최대량의 유효성분이 나온다는 연구가 있어요. 그 시대에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요? 직접 치료에 써 보고 가장 좋은 처방을 만들어나간 거죠. 한의학적 의서들은 한마디로 엄청난 임상 데이터의 결과물이에요.
지금의 한방 의료환경은 건강을 현대적인 의료진단기기의 데이터로 보여줘야 한다는 패러다임에 떠밀리고 있어요. 외과적인 면에서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만성질환, 정신과, 난치성 질환 등 숫자로 설명할 수 없는 몸의 현상들이 더 많아요. 개인적으로 현재 시행하는 ‘건강검진’ 문제가 한쪽으로 편중된 의료제도를 만들어낸다 생각합니다. ‘건강검진’에서 내리는 진단은 거기에 맞는 치료법을 할 수 밖에 없고, 한방진단은 의미가 없다는 식으로 가니까요.
한의사가 치료를 잘하려면 공부를 진짜 많이 해야 합니다. 양방의사는 필요한 치료약을 직접 개발하지 않습니다. 제약회사에서 거대자본을 들여 큰 규모로 지원을 받아 만들죠. 따라서 의사면허를 따자마자 경험이 없어도 이미 만들어진 약으로 처방을 해도 무방합니다. 하지만, 한방은 처방이 무수히 많아요. 따라서 학문적으로는 많이 알고 있어도 실제로 환자를 진료하는 데는 부족함이 많습니다. 다양한 임상경험은 한의사의 실력과 직결됩니다.
한방에는 치료에 관한 좋은 도구도 많습니다. 이렇게 좋은 도구를 공유하고 치료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모본 임상연구가 만들어졌어요. 가장 대표적인 처방으로 시작한 농축탕약은 이제 40여개에 이릅니다. 모본은 농축탕약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적용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통해 처방을 재연구하게 됩니다. 한의사가 맞이하는 환자가 모두 다르며 같은 질환이라도 환자 고유의 특성이 모두 달라 이들을 진단하는 한의사들이 쓰는 처방과 치료결과는 조금씩 다를 수 있어요. 모본의 한의사들은 그 차이를 줄이고 모두가 임상경력과 무관하게 치료를 잘하는 한의사가 될 수 있도록 상호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시의적인 임상연구와 치료효과가 좋은 솔루션을 갖고 있다는 것이 모본의 최고 이점인지라 그 일을 여러 후배들에게 알리고 싶어 사무총장을 자처했습니다.
Q : 사회적인 특성,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 질환에 대한 관심이 다르신데요. 원장님께서는 암에 대해서 관심을 두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문 : 한의사들 사이에서 암 치료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 것은 상당히 오래된 이야기에요. 한의사들은 임상에 있다보면 아이 때 오던 환자를 성인이 될 때까지 수십년을 만나는 경우가 많아요. 여기에 환자의 가족들과 상담을 하면서 어느샌가 일가족의 건강을 보살피는 가족 주치의가 되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런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가족이나 친척 중 누군가 많이 아프거나 암에 걸리면 상당을 하러 오십니다. 저도 항암 환자들을 도와 치료한 경험도 있고 하니까요.
암의 특징이, 암을 가진 특별한 어떤 세포 때문이 아니라, 변이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우리 몸에 줄기세포가 있어요. 줄기세포는 세포를 재생하면서 생존하는데, 놀랍게도 정확하게 원래 세포 기능으로 재생이 바로 됩니다. 사람도 수정란에서 배아가 되고, 성장하고 장기 등 알아서 없던 것들을 만들어 내잖아요. 그것이 줄기세포의 역할이에요. 줄기세포가 세포를 재생시키는 과정에서 조금만 어긋나면 암세포가 왜요. 지금까지 밝혀진 바로는 그렇습니다.
원래 세포는 있어야 할 자리에서 적당히 살고 적당한 에너지만 사용하고 적당한 노폐물만 내놓고 있다가 수명이 다하면 죽어야 해요. 그런데 암세포는 어떤 오류, 변이로 인해 사멸하지 않고 자기가 살겠다고 세를 불리고 신생혈관을 만들고 에너지를 다 빨아들여요. 자기가 에너지를 쓴 만큼 노폐물을 쏟아내지도, 죽지도 않으니까 문제가 돼요.
암에는 표준치료를 하는데, 이 치료들은 다 ‘죽이는’ 치료입니다. 환자분들이 표준치료로 항암을 받다보면 면역력이나 기력이 떨어집니다. 항암 스케쥴이 2-3주 단위로 반복되는데, 그 사이에 한방으로 기력을 회복시켜 드려요. 이때 한방의 요법은 살리는 치료 위주로 진행이 돼요. ‘살리는’ 치료로는 한방에 괜찮은 방법들이 많습니다. 계속 관심있게 볼 수 밖에 없는 중에 최근 몇 년 전부터는 ‘통합암치료학회’ 라고해서 한의사들이 암치료에 관심을 맞이 가지게 됐어요.
암 환자분들이 대학병원에서 표준치료를 받으면서 입원하기가 힘들어요. 집에서 쉬기 힘든 분들도 있고, 지방에 계신 분들은 왔다갔다 하기 어렵죠. 암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병원하시는 분들이 관심을 갖게 됐어요. 모본 정회원 중에도 암요양병원을 하시는 원장님들이 계시고 그분들과 모본의 치료기술을 이용한 암치료 임상연구를 자주 하다보니 암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됐어요.
Q : 암 중에서도 여성암에 특히 관심을 두신 이유가 있으실까요?
문 : 병원을 준비하면서 알게 된게 암 전문 한방병원에서 통증이나 암을 보시는 분들의 70%가 여성 환자분들이라는 거예요.
이유를 보니 여성분들이 집에서 쉴 수가 없는 거예요. 보통 암 환자들은 40대 이후가 많은데 남성 환자들은 암을 진단받으면 거의 집에서 요양을 하면서 병원에 옵니다. 남성분들은 대부분 가족의 간호를 받으니까요. 그런데 여성 환자들, 특히 40대면 여전히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러다보니 집에 있으면서 치료도 요양도 안 편한 거예요. 암보험으로 경제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분들도 집을 비우기 어려워하는 거죠. 집안은 엄마나 아내가 없으면 문제가 많이 생기니까 실제로도 집에 있어도 불편하고 없어도 불편한 상황들이 생겨요.
이럴 때는 하루에 6시간 병원에 있으면 입원처리가 됩니다. 그래서 여성 환자분들은 ‘낮병동’ 이라고 해서 병원에 6시간 있는 프로그램을 좋아하세요. 아침에 아이들 학교에 보내 놓고 병원으로 출근하는 거예요. 그리고 병원에서 치료받으면서 쉬다가 저녁이 되면 집에 가고 싶어하세요. 가서 아이들 얼굴 보고 남편 챙기고, 그리고 다음날 다시 입원하시는 거죠. 그래서 저도 ‘낮병동’ 프로그램을 따로 준비했어요.
또한 내 집처럼 편안하게 치료를 받으시도록 여성 환자만 받기로 했습니다. 여성환자들은 비록 환자라 하더라도 여성으로서 품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누구보다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슬찬한방병원에 계시는 동안만큼은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을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Q : 모본에 좋은 치료제제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 중에 원장님께서 선호하시는 처방이 있으신가요?
문 : 치료제제가 환자분들이 좋아하는게 있고, 제가 좋아하는게 있는데 환자분들이 좋아하는 거 중에 제일 큰 것은 ‘발효해독환’이에요. 인기품목이에요. 특히 남자분들 술 많이 드시고 자극적인거 많이 드실 때 ‘발효해독환’ 좋습니다. 그 다음에 ‘청심고’, ‘귀룡고’ 라는 약이 있어요. 한의학적인 특성을 가장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세 가지 약 인 것 같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공진단고’ 좋아합니다.
‘발효해독환’의 경우는 몸의 노폐물을 제거해줍니다. 우리가 음식 섭취를 할 때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는 거 다들 알고 있지만, 실제로 밖에서 그렇게 먹기가 쉽지 않잖아요. 밖에서는 짜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들 많이 먹을 수 밖에 없는데, 자극적인 음식은 어떻게든 우리의 장을 탈이 나게 합니다. 대장건강에는 치명적이죠. 이렇게 자극적인 음식을 먹기 전에 ‘발효해독환’ 한 봉 털어 먹으면 장이 편안해져요. 저는 늘 휴대합니다.
원인을 알 수 없는 수면장애나 소화장애로 병원에 가면 우리는 스트레스 받아서 그렇다는 이야기를 가장 많이 들어요. 스트레스를 받을 때 ’청심고’를 많이 씁니다. 스트레스는 병을 일으키는 기전이 명확해요. 생존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의 대응이라고 생각하시면 쉬울 거예요. 스트레스 호르몬은 각성도를 높여요. 우리는 주행성 동물이라서 해 뜨면 일어나고 해 지면 나른해져서 밤에는 잠이 듭니다. 이것을 아주 오랜 시간동안 반복하고 살았어요. 그런데 산업혁명 이후 전기와 시계가 생기면서 이 리듬이 깨졌어요.
해가 지면 잠들어야 하는 몸은 인공 빛 밑에서 잠을 안 자고 열심히 움직이죠. 그때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옵니다. 정상적이라면 아침에 눈을 떴을 때 스트레스 호르몬이 다량 분비돼서 각성을 도와 몸을 쓸 준비를 해야 하죠. 밤이면 자연스럽게 잠들어야 하구요. 그런데 사람이 안자고 움직이니까, 잘 움직일 수 있도록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와서 각성시키는 거예요. 이렇게 스트레스 호르몬에 많이 노출되면 몸에 무리가 많이 옵니다. 갑자기 달려나가는 자동차처럼 부스터 역할을 하는거예요. 그런 몸에 카페인, 당분을 들이부으면 몸이 과열됩니다. 과열된 몸은 내가 재생할 수 있는 범위 이상으로 손상이 일어날 수 밖에 없어요. 손상을 회복할 시간 없이 계속 누적되면 다발성의 장기 손상들이 생긴다고 봅니다. 그러면 건강한 장기는 잘 버티지만, 허약한 장기는 버티지 못하죠. 이렇게 스트레스로 인해서 생기는 다양한 질환을 가라앉혀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청심고’예요.
병이 만성화되면 몸이 허 한 상태로 빠집니다. 이렇게 몸이 허 하면 한방에서는 보약처방을 합니다. 양방에서도 요새는 보약 개념이 되게 많은데요. 칵테일주사, 신데렐라주사, 백옥주사 이런게 일종의 보약개념이에요. 허 한 걸 보충해 주는 개념이 양의학에는 없습니다. 그래서 기능의학적으로 접근하는 편이죠. 모발 미네랄 검사라고, 모발을 검사해서 미세 영양소 결핍이다..해서 영양제를 주는거, 피곤할 때 수액 맞거나 비타민 C 맞는거, 마늘주사, 태반주사..이런 게 다 보약의 개념입니다. 저는 ‘귀룡고’라는 약을 되게 좋아하는데요. 몸을 보충해 주는 약만 들어있거든요.
한방의 치료는 ‘양생’에 있습니다. ‘허즉보,실즉사(虛則補,實則瀉-허하면 채우고, 가득차면 비우라)는 양생의 기본 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이 기본 법칙을 따르는 약이 말씀드린 세 가지라고 생각합니다.
Q : 처방약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특성이 흥미로운데요. 앞서 말씀하신 ‘발효해독환’은 원장님이 주력하시는 암도 해독하는 건가요?
문 : 그렇죠. 어떤 병, 질환이든 치료과정에서는 해독이 필요합니다. 디톡스 프로그램이라고 많이 들어보셨을 거예요. 이것도 하나의 가설일 수 있는데, 암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단순 변이라고 볼 때 그럼 왜 변이가 일어날까를 생각해봐야 되거든요. 요즘은 암 치료로 표적 항암제의 경우, 변이 과정을 방해하는 쪽으로 가고, 면역 항암제는 암세포에 표지자를 넣고 면역 세포들이 가서 공격할 수 있도록 합니다. 문제는 그에 따른 부작용들이 심하다는 거예요. 우리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어요. 암이 왜 생길까. 왜 세포가 재생되는 과정에서 자꾸 오류가 날까.
종양미세환경이라는 표현이 있어요. 우리 몸속의 미세한 환경들이 암이 발생하기 좋은 조건들이 있는데, 그게 약간 만성 염증 상태입니다. 우리 몸이 원래 염증 수치 검사를 하면 정상이 0이 아니에요. 정상 범위 안에 있을 때 정상이라고 하지요. 염증이 생기는 것은 세포가 계속 바뀌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생기는 변화입니다. 세포가 없어지면 세포의 내용물은 대부분 재활용 되는데 어쩔 수 없이 재활용하지 못하고 폐기해야 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러면 염증 반응을 통해서 없애야 해요. 인간은 일상에서 무리를 하거나, 휴식을 취하지 못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염증 수치가 올라갑니다. 이건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치는 아니에요. 그냥 염증 상태, 평범하지 않은 상태일 수 있는 거죠. 만성 염증 상태에서 벗어나는 치료가 필요한데, 거기에 디톡스라는 이름을 붙이는거죠. 그게 결국은 해독이에요.
Q : 현대의 한의학은 어느 한 분야에 특화되거나 집중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지역적인 특성에 따라서도 추나, 생애주기, 수험생, 암 등으로 나뉘기도 하고, 또 난치쪽에 비중이 실리기도 하는데요. 그 외 모본의 치료제제들을 가지고 집중하거나 확장해 나갈 수 있는 분야가 있을까요?
문 : 지금 모본은 하나씩 하나씩 좋은 처방, 좋은 치료제제를 만들고 있어요. 그런데, 이러한 치료제제를 결국 쓰는 것은 한의원의 원장입니다. 좋은 약을 환자에게 쓰게 하기 위해서 원장이 매 번을, 각각의 치료제제마다 이야기하고 쓰게 하는데요, 공동의 홍보를 하면 환자도 정보를 일일이 찾지 않아도 되고, 원장은 환자마다 이야기 하지 않아도 되도록 하면 좋겠죠. 치료제제와 효능에 대해서 완성된 홍보물이 있다면 환자들의 호감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본에서는 한의사들에게 여러 플랫폼으로 모본의 좋은 치료제제를 알리고 지원하는 방법도 함께 연구해야합니다. 결국 한의사들도 환자가 많이 오고 한의원이 잘되어야 연구활동도 좋은 치료제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이미 지역에서 오래되었거나 규모가 큰 병원의 한의사들은 모본의 어떤 치료기술도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오히려 환자들이 원하는 경우도 많아요. 하지만 이제 시작하는 젊은 한의사들은 모본의 치료제제를 쓰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모본의 운영진들은 농축탕약과 치료기술의 임상활용에 대해 여러가지 형태로 홍보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한약은 공부를 끊임없이 해야하는 어려움과 압박감이 있어요. 환자 고유의 특성을 특성을 반영한 한의학적 처방은 한의사 스스로에게도 치료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때까지 끊임없이 노력해야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치료할 수 있다하더라도 환자에게 의료보험이 적용이 안되는 좋은 치료약을 처방하려면 환자에게 치료에 대한 신뢰와 이해를 전제로 하는데 경험이 적은 한의사들은 이 부분에서 많이 어려워합니다. 저는 처음부터 모본에서 이러한 모본 농축탕약과 치료기술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를 해야한다는 생각을 줄곧 했습니다.
Q : 원장님 말씀을 듣고 있으니 한방 의료환경이 제도적으로 유연해졌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 막 시작하는 한의사들에게 용기를 주는 조언을 해주신다면요?
문 : 제가 젊을 때 선배님들한테 열심히 공부해라, 약처방 잘 해라. 거기에 침 잘 놔야 환자들이 온다. 마케팅이나 좋은 장비 소용없다. 잠깐이다. 이런 이야기 많이 들었어요. 그런데 저는 그 말이 제일 듣기 싫었어요. 공부 징그럽게 하고 살았는데 또 해야되다니.. 물론, 하지 말라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공부는 기본이에요. 한의학에서 보는 인간의 몸은 양방과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의사는 사람 몸에 나타나는 모든 불편함을 찾아내고 치료하려고 해야합니다. 양방의학은 물론 한의학 어느 하나도 게을리해서는 안됩니다.
그래서 저는, 관심이 있는 것을 집중적으로 공부하라고 말하고 싶어요.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의 타깃을 명확히 하나씩 잡아서 가는 게 좀 좋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게 깊게 파 들어 가는거죠. 그런데 아시다시피, 깊이 파려면 먼저 넓게 파야 하잖아요. 이렇게 넓게 땅 파는 공부를 해야 방향이 좀 명확해지고 헤매지 않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리고 자신감이 생기면 환자들도 압니다. 그리고 한분야를 잘하면 다른 분야도 잘 할 수 있어요. 술기 보다는 질환 중심으로 갔으면 좋겠어요. 치료에 근거한 공부가 중요합니다.
아쉬운 이야기를 하자면 진단부분인데요. 양방 건강검진처럼 한의학적인 진단, 한방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자꾸 만들어지는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게 환자 입장에서 필요한 거니까요. 그래야 한방 건강검진을 받고 한방치료를 하죠. 검진의 중요성을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Q : 젊은 한의사 선생님들이 임상을 배우기 위해 여러 개의 학회에 가입하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모본과 함께 해보라고 말씀하신다면 이유가 뭘까요.
문 : 모본은 조직도를 갖고 있거나, 완벽한 체계를 갖추지는 않았어요. 각자 경험하신 임상에 대해서 모여서 이야기하는 거죠. 이 이야기 속에 ‘어떻게 치료할까’ 라는 깊은 고민이 있어요. 그게 모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학회가 아니니까 편안하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이야기를 하는 입장의 선생님들이 있고 듣는 입장의 선생님들이 있어요. 이야기를 하는 입장에서 사례 한 두 개 얘기하는 건 부담스러운 일이에요. 예를 들어 ‘대상 포진에 ‘JS약침’이랑 ‘JS오인트먼트’ 쓰면 좋아져’라고 말한다면 이런 치료를 안해본 다른 한의사들은 ‘니가 대상포진을 알아’ 또, ‘어쩌다가 쉽게 하나 해결했다’는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요. 사실 그렇진 않거든요. 저의 경우도 치료했던 대상포진 환자분들이 3분의 1은 약침과 오인먼트로 끝났고, 3분의 1은 약을 썼었고, 나머지는 또 다른 상황이 있었어요. 이러한 상황들을 모본의 한의사들 사이에서는 부담 없이 얘기할 수 있어요. 이것은 많은 걸 들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학회는 좋기는 한데 딱 정해진 양식에 어떤 명백한 결과를 가지고 얘기를 해야 돼요. 어떻게 보면 근거는 명확해서 신뢰는 가지만 들을 수 있는 게 얼마 없어요. 공부 모임은 한 사람이 주도하고 선생님이 계셔서 어떤 방향을 가지고 흘러가요. 모임마다 장점이 있겠지만, 모본의 가장 큰 장점은 그냥 여러 한의사가 모여 있고 몇 명이 중점적으로 좀 선도한다. 이 정도 외에는 특별히 규칙, 규율이 없으니까 좀 더 편안하게 자꾸 물어보고 얘기할 수 있어요. 채팅방에 질문에 대해서 실시간으로 답변을 하는 게 장점이에요.
한편으로는 공부 안하고 다른 사람의 지식과 경험을 쉽게 얻는 거 아냐?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지속적으로 임상에 대한 좋은 경험을 간접적으로도 주고 받는다면 ‘나도 할 수 있겠어’ 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어요. 그리고 어렵다면 물어보면 됩니다. 모두가 함께 치료를 잘해서 한의사의 역할을 키워보자 하는 분들이 모여 있어요. 내 환자처럼 열심히 처방을 연구하고 없으면 또 개발하고 그럴겁니다. 저는 후배 한의사분들에게 이렇게 말 하고 싶어요.
'야, 너도 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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