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발성 경화증, 비만일수록 진행 빠르다
여성이 남성의 4배 압도적으로 ↑
미국 다발성 경화증 치료·연구 위원회(ACTRIMS) 연례 학술회의에서 다발성 경화증(MS, 자가면역질환) 환자가 비만하면 병의 진행이 빨라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다발성 경화증은 면역체계가 뇌와 척수 등 중추신경계를 산발적으로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 면역 질환으로 평형, 운동, 시력, 언어, 감각, 성기능, 배뇨·배변 장애, 인지장애 등이 주요 증상으로 나타난다. 현재 완치 방법은 없다. 유병률은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4배로 압도적으로 높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라르스 알프레드손 교수의 연구팀은 평균 37.8세 성인 3249명을 대상으로 비만함과 병의 진행 속도의 연관성을 알아봤다. 연구팀은 다발성경화증 진단 때의 체질량지수를 기준으로 참가자들을 정상 체중(BMI 18.5~24.9), 과체중(25~29), 비만(30 이상)의 세 그룹으로 분류하고 다발성경화증 진행을 진단 후 최장 15년까지 추적했다.
그 결과 비만한 환자는 다발성 경화증의 진행을 나타내는 '확장형 장애 적도'(EDSS) 점수(0~10점)가 체중이 정상인 환자보다 빠르게 올라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비만한 환자는 EDSS 3점에 도달할 위험이 정상 체중 환자보다 41%, EDSS 4점으로 올라갈 위험이 31%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비만한 환자는 신체적 삶의 질이 떨어질 위험이 정상 체중 환자보다 40%, 인지기능 저하 위험이 47% 높았다.
과체중인 환자는 다발성 경화증 진행이 비만 환자만큼 빠르지는 않았지만, 연구 기간 내내 과체중이 그대로인 환자는 전체적인 환자보다 EDSS 3점에 도달할 위험이 높았다. 이들은 신체적, 심리적 증상 악화와 인지기능 저하 위험도 높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닉 다발성 경화증 센터 실장 로버트 버멜 교수는 "비만한 다발성 경화증 환자에게 생활 습관 관리와 함께 오젬픽, 웨고비 같은 GLP-1 수용체 길항제 계열의 비만 치료제 투여를 권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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