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무언가를 잘 잊는다면..성인 ADHD, 건망증? 나는 어느 쪽일까?

업무중에 우선순위 잊고 다른 일을 하는 일 잦아
다시 업무에 집중하려고 하면 뭐 하려던 참이었는지 한참을 상기해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4-03-25 17:20

[사진=게티이미지뱅크]

40대 직장인 A씨는 요즘 유난히 일이 제 시간에 끝나지 않는다고 느낀다. 예전과 똑같이 일을 하는데 뭔가 일이 늘 많고 빨리 끝나지 않는 느낌이 든다. 두 대의 모니터 앞에서 일하는 A씨는 오른쪽 모니터에서 주된 업무를 진행하다가 검색할 적이 있어 왼쪽 모니터에서 검색을 한다. 잠시 후, 검색 하려는 왼쪽 모니터 앞에서 그는 뉴스를 뒤적이며 보고 있는 자신을 깨닫는다. 화들짝 놀라 뉴스를 끄긴 했으나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왼쪽 모니터를 주시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검색을 하려고 했다는 것은 생각해 냈으나 '무엇'을, '어떤것'을 검색하려고 했는지 잊는다. 모니터 앞에서 주춤 거리고, 다른 생각을 하고 깜빡 잊는 것을 예사로 하다 보니 일이 예전과 다르게 빨리 진행되는 느낌이 아니어서 뭔가를 해 냈다는 성취감보다는 겨우 하루를 끝냈다는 찜찜함이 퇴근길에 따른다. 


최근 이렇게 하던 일을 중단하고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했던 일로 되돌아가지만 뭘 하려 했는지 잊는 직장인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예전에 비해서 자꾸 뭘 잊어서 일의 진척이 느리고, 다시 일에 집중하는데 시간이 걸려 어려워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럴 때 2,30대의 젊은 사람들의 경우는 건망증을 의심하고, 중년의 사람들은 초로기 치매를 의심한다. 하지만 이렇게 또 어떤 경우는 요즘 새롭게 부각되는 성인 ADHD가 아닌가 생각한다. 


건망증과 성인 ADHD 각각 어떤 특징이 있을까?


기억하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일시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기억장애의 한 증상, 건망증

건망증은 기억장애의 한 종류로 어떤 사건이나 사실을 기억하는 속도가 느려지거나 일시적으로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다양한 사람들에게 특별한 원인이 없이 나타난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은 일상생활에서 스트레스가 많거나, 해야 할 일의 종류가 많은 상황이 되어서 집중력이 저하될 때 건망증이 더 심해진다고 말한다. 물론 정상적인 노화 과정에서도 건망증이 늘어날 수 있지만 큰 차이를 나타내지는 않는다고 한다.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 건강상태가 악화될 때나, 정신건강의학과적 질환으로 인해 정서적 심리적 어려움을 겪을 때 건망증이 일어날 수 있으나, 이런 경우는 몸과 마음의 건강이 회복되면 건망증도 줄어들 수 있다고 말한다. 


건망증으로 인한 기억장애의 경우, 힌트가 주어지면 대개의 경우는 기억할 수 있다. 꼭 힌트가 없더라도 곰곰히 생각하면 시간이 지나 떠오른다. 

그러나, 힌트를 주어도 기억하지 못하거나, 어떤 사건 자체를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치매 초기 증상일 수 있으므로 정밀 검사를 통한 감별과 진단이 요구된다. 


일을 하면 5분만에 산만해지고, 물건을 어디에 두었는지 잘 잊고 매사에 싫증을 자주 느끼고 무기력한 성인 ADHD


ADHD는 어린아이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성인 ADHD는 어렸을 때 ADHD를 가지고 있다가 완치되지 않아 성인이 되어서도 나타나는 장애로, 어렸을때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 였던 것이 과잉 행동장애는 줄어들고 '주의력 결핍'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나치게 충동적으로 행동해 계획성이 없고,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며 주의가 부족해 일이나 공부를 제대로 끝내지 못하는게 대표적인 증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정도를 성인 ADHD라고 하지 않는다고 한다. 

직장에서 진득하게 일을 하지 못해 자주 퇴사하고, 일을 미루고 마치지를 못한다더나, 조금만 규모가 크거나 복잡한 일을 보면 머릿속이 엉킨 것 처럼 되어 어디서 시작해야 하는지, 얼만큼의 시간이 걸릴지 전혀 예상하지 못한다. 5분 이상을 집중하지 못하고 거짓말이 잦으며 다른 사람들과 자주 충돌하며, 연애관계 역시 싫증을 자주 느끼고 충동을 절제하지 못해 진지한 관계를 이어가지 못하는 것이 성인 ADHD의 특징이라고 말한다. 

ADHD는 물건 잃어버리는 것은 기본이고, 잦은 실수, 건망증, 무능함으로 사회에서 갈등과 무기력함을 느끼고 우울증까지 불러오는 심각한 증상이다. 

성인 ADHD 환자는 전체 인구의 약 2~4%에 해당한다고 본다. 


ADHD는 유전과 뇌 발달 결함 등의 원인으로 발생하므로 환자가 힘들어하지만, 혼자서는 고치거나 극복할 수 없다. 전문가들은 약물치료와 교육 등을 통해 증상을 완화하고 생활을 개선하는게 우선이라고 말한다. 더욱이 약물치료를 통해 더 나은 직장생활을 하고, 인간관계를 맺다보면 달라진 삶의 경험으로 치료를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걱정보다는 적극적인 개선을 


건망증이나 성인ADHD가 전혀 치료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잘 잃어버리거나 어떤것을 잘 기억하지 못하면 그것은 일상에 지장을 준다. 더욱이 자신의 건망증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이 되면 치매가 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걱정 까지도 하게 된다. 그러나, 걱정보다는 전문가와 함께 극복하려는 노력을 하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다. 


성인 ADHD의 경우, 약물치료, 교육으로 증상을 적극적으로 개선해 나가서 긍정적인 삶의 경험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의 연구에서 성인 ADHD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스트레스가 주목이 되었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적절히 관리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건망증의 경우는 단순히 기억장애일 뿐 다른 지적 기능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뇌 신경의 퇴화라는 기질적 요인 이외에도 여러 정서적, 심리적 요인으로 인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불안증이나 우울증이 있는 경우,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 노출되어 있는 경우는 집중력의 저하로 일시적인 기억 저하가 흔히 일어난다. 

따라서 걱정보다는 정서적인 문제가 있는지 살펴 그 원인을 치료하면 개선할 수 있다. 뇌를 적절히 휴식할 수 있게 해 주고 지적인 자극을 주어서 기억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이 좋다. 

술과 담배를 줄이고 적절한 운동으로 성인병을 예방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그러나 너무 건망증이 심각하다면 치매가 아닌가 걱정만 하지 말고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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