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담배 혈류 늦추고 산호 포화도는 낮춘다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전자담배 역시 혈관질환 야기
만성이 될 수록 위험
전자담배를 피면 사용자의 혈관에 흐르는 피의 속도가 느려지고 혈관의 산소포화도가 낮아진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 전자담배는 액체를 가열해 에어로졸(미세입자)을 생성한 다음 폐로 흡입하는 원리로 작동하기 때문에 궐련 담배보다 화학 물질과 독소가 적게 포함된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이번 연구에선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전자담배도 사용자의 혈관을 크게 확장해 혈류 속도를 늦추고 정맥 내 산소 포화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혈관 산소 포화도는 신체 조직에 산소를 공급한 후 심장으로 돌아오는 혈액 내 산소량을 측정하는 척도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전자담배 사용 습관은 혈관 질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25일 학계에 따르면 미국 아칸소대 마리안 나부트의대 교수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연구 결과를 12월 1일부터 5일까지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북미방사선학회(RSNA)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한다.
연구팀은 전자담배가 인체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확인하기 위해 실험을 실시했다. 21세부터 49세 사이 흡연자 31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실험은, 일반 담배(궐련 담배),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 니코틴이 없는 전자담배를 각각 세 차례 흡연하는 것으로 진행되었다. 흡연 전후에 두 번씩 총 6회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통해 동맥의 혈류 속도와 정맥 산소 포화도를 측정하고 이를 21~33세 비흡연자와 비교했다.
그 결과 모든 유형의 전자담배를 흡연한 뒤에는 넓적다리에서 종아리에 혈액을 공급하는 대퇴동맥의 혈류 속도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혈관 기능의 감소는 니코틴이 함유된 전자담배를 흡입한 후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으며 니코틴이 함유되지 않은 전자담배가 그 다음이었다. 전자담배에 니코틴의 함유 여부와 상관없이 산소 포화도가 감소한 셈이다. 연구팀은 “이는 전자담배를 흡연한 후 폐의 산소 흡수가 즉시 감소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일반담배는 물론, 전자담배 흡연까지도 일괄적으로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해당 연구는 일반 담배와 전자담배가 인체의 혈관에 미칠 수 있는 급성 영향을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연구를 이끈 나부트 교수는 “만성적인 전자담배 사용은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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