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중음성유방암, 맞춤형 면역치료로 종양 억제·전이 감소”

서울대병원·서울대·KAIST 공동 연구팀, 동물실험서 효과 입증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09-12 12:37

▲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문형곤 교수, 서울대 암생물학 협동과정 허유정 박사 [사진=서울대병원]

표적치료제가 거의 없는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환자 종양 조직을 활용한 맞춤형 면역치료가 종양 성장 억제와 전이 감소 효과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서울대·KAIST 공동 연구팀은 삼중음성유방암 동물모델을 이용한 실험에서 환자 암세포에서 얻은 신항원이 포함된 자가종양유래물(TdL)이 강력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고 12일 밝혔다.


TdL 투여 시 종양 성장 속도가 늦춰졌을 뿐 아니라 폐 전이 결절 수와 전이 면적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p<0.01). 또한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합했을 때 단독 투여보다 종양 억제 효과가 뚜렷하게 강화됐다.

연구팀은 또 암세포 돌연변이에서만 생기는 특이 단백질 조각(신항원)을 나노입자(LNP)에 담아 투여했을 때도 종양 크기가 줄어드는 효과(p<0.0001)를 확인했다.


▲ 신항원 기반 치료 후 종양 성장 억제 효과: (왼쪽) TdL 투여군은 대조군(CTL)에 비해 종양 성장 속도가 늦춰졌다. (가운데) 신항원-LNP 투여군(LNP-T군)과 TdL군 모두 종양 크기가 유의하게 감소하여 강력한 억제 효과를 보였으나(p<0.0001), 그중에서도 TdL군의 억제가 더 뚜렷했다. (오른쪽) TdL에 면역관문억제제(a-PD-L1)를 병합했을 때는 단독 투여보다 항암 효과가 뚜렷하게 강화됐다.


다만 TdL 투여군에서 가장 강력한 억제 효과가 나타났으며, 단일세포 분석 결과 항암 면역세포인 CD8+ T세포가 증가하고 억제성 면역세포는 줄어드는 등 종양 미세환경이 면역반응에 유리하게 재편된 것으로 확인됐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전체 유방암 환자의 약 15%를 차지하며, 여성호르몬 수용체와 HER2 단백질이 모두 없어 호르몬 치료제나 HER2 표적치료제를 사용할 수 없다. 항암화학요법에 의존해야 하지만 재발과 전이가 흔해 환자 예후가 불량한 대표적 난치성 암이다.

문형곤 서울대병원 유방내분비외과 교수는 “환자 자신의 암 조직을 활용해 면역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며 “앞으로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입증된다면 새로운 치료 전략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번 성과가 삼중음성유방암뿐 아니라 대장암, 폐암 등 다른 고형암에도 적용될 수 있어 차세대 면역치료 개발의 중요한 기반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질병중심 중개연구사업(과제번호 HI22C0497)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국제 학술지 ‘네오플라시아(Neoplasia)’ 최근호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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