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의 질을 좌우하는 '고관절염'이란?

고관절염의 대표적인 증상은 서혜부 통증과 절뚝거림
운동 전에 고관절 스트레칭 등으로 예방이 중요
  • 오혜나 기자
  • 발행 2024-02-26 15:38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의 뼈는 관절로 연결돼 있다. 관절은 뼈와 뼈가 만나는 사이가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도록 연골, 관절낭, 활막, 인대, 힘줄, 근육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움직임에 따라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뼈 사이의 관절 덕에 손가락 관절을 시작으로 무릎까지 자유롭게 움직인다. 그러나 이러한 관절이 생각만큼 자유롭게 움직이지 못하는 때가 있다. 관절에 염증이 생기는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 관절이 붓고 당기고 아파 움직임이 예전 같지 않거나 어려워진다.

관절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관절에 염증이 생긴 것으로, 이로 인해 나타나는 대표적인 증상은 관절의 통증이다. 그러나 관절에 통증이 있다고 해서 모두 관절염이라고 할 수는 없다. 붓거나 열감이 동반되어야 관절염이라고 할 수 있다. 그 중에서 관절염이 생긴 이후에야 여기도 관절이었지! 하고 자각하게 되는 관절이 있다. 바로 고관절이다.

고관절이란, 골반과 대퇴골을 잇는 관절이다. 다른말로는 엉덩관절이라고도 한다. 골반에 닿아 있는 대퇴골의 동그란 뼈의 정점에서는 대퇴골두 인대와 장골대퇴 인대가 나와 관절운동을 제어한다. 신체중 가장 두껍고 강한 관절이 바로 고관절이어서 이 부위에 염증이 일어난다는 생각은 잘 하지 않게 되지만, 한번 염증이 생기면 보행에 매우 불편을 겪는다.

고관절에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매우 다양한다. 통증, 관절 운동 범위의 감소, 그로 인한 절뚝거림이 주된 증상이다. 관절에 물이 찼다고 부르는 관절액의 증가, 관절막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이 두꺼워지거나 관절 연골의 두께가 감소 하거나, 골파괴 및 새로운 뼈의 생성 등이 X-Ray, MRI등의 검사 장비에 의해서 관찰된다.

고관절염증은 증상이 나타난 후에 진행되는 속도나 정도, 관절 연골이나 뼈에 변화가 나타나는 정도와 속도가 원인에 따라 다르다. 세균 감염에 의한 화농성 고관절염의 경우는 병의 진행 정도가 매우 빠르며, 퇴행성 고관절염은 천천히 진행된다. 고관절에도 다른 관절과 마찬가지로 모든 종류의 관절염이 발생할 수 있다.

퇴행성 고관절염 : '노인성 고관절염'이라고도 하며 가장 흔한 형태의 관절염이다. 특별한 원인 없이 나이가 들면서 관절이 나빠지는 일차성, 선천성 및 후천성 질환 또는 외상으로 인한 손상 후 관절염이 생기는 이차성 모두 발생할 수 있다.

류마티스 계통 고관절염 : 모든 류마티스 계통의 관절염이 고관절에 생길 수 있는데 이들 중에서 강직성 척추염에 의한 고관절염은 비교적 흔한 편이다.

감염성 고관절염 : 일반 세균에 의한 화농성 고관절염이나 결핵균에 의한 결핵성 고관절염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화농성 고관절염은 관절 파괴 속도가 빠른데, 급성의 경우 고열과 함께 심한 통증이 있으며 응급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고관절 결핵 중 결핵성 고관절염은 척추 결핵 다음으로 자주 발생한다. 최근에는 이러한 감염성 관절염의 빈도가 많이 줄어들고 있다.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 : 10세 이하 소아에서 나타나는 고관절 통증의 가장 흔한 원인이지만 성인에게서도 발생할 수 있다. 특별한 치료를 하지 않아도 후유증 없이 저절로 치유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고관절염의 증상은 고관절 부위의 통증과 운동 범위의 감소 및 절뚝거림이 주로 나타난다. 걷거나 관절을 움직일 때 대개 서혜부(사타구니)에서 통증이 일어난다. 고관절의 운동 범위가 제한되고, 특히 관절을 펴는 동작이 제한되어 다리가 완전히 펴지지 않게 된다. 보행 시 체중이 가해지면 통증이 더 심해지기 때문에 절뚝거리게 된다.

세균 감염에 의한 급성 화농성 고관절염의 경우 고열이 발생하고 모든 증세가 심하여 거의 움직이지 못하며, 가만히 있어도 상당한 통증이 있으면서 고관절 부위에 열감이 있다. 류마티스 계통 관절염의 급성 악화기나 일과성 고관절 활액막염의 초기에도 전신에 열이 있을 수 있다.

고관절에 염증이 있는 경우에는 문진, 걸음걸이, 고관절의 변형 및 운동 범위등을 진찰하고 그 외 장비를 이용하거나 골주사나 초음파검사를 하거나 관절액을 뽑아 세균배양 검사를 시행한다. 그 다음 진단을 내려 그에 맞는 치료를 하는데, 치료는 먼저 약물과 물리요법으로 한다.

일반적인 소염진통제를 기본으로, 원인 질환에 따라 다른 약제를 추가로 투여한다. 화농성 고관절염에는 항생제를, 결핵성 고관절염에는 항결핵제를 투여하는데 이들의 경우 수술적으로 배농과 관절 세척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다. 소아기 감염성 관절염으로 인해 고관절이 변형되어 퇴행성 고관절염이 생겼으나 아직 관절이 많이 손상되지 않은 경우에는 증상을 완화시키고 퇴행성 변화를 늦추기 위해 골반골이나 대퇴골을 부러뜨려 모양을 맞추는 절골술을 시행할 수도 있다.
원인이 어떠하든, 고관절염이 진행되면 관절이 상당히 손상된다. 약물과 물리치료를 하여도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온다면 인공관절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무중력 트레드 밀 : 관절 손상이 있는 환자에게 관절에 하중 없이 운동을 돕는 기구. 사진 = 수지 CS한방병원]

관절은 우리의 움직임과 밀접한 관계를 가지므로 언제나 그러하듯, 예방법이 중요하다. 또한 아무리 치료법이 발달하고 인공관절 수술을 한다 하더라도 원래의 내 관절을 잘 보호하면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예방법은 늘 강조된다. 
특히 고관절의 경우 우리 몸을 떠받치고 있는 관절이므로 몸이 무거우면 통증도 더 심하고 관절이 빨리 손상된다. 따라서 체중이 늘어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또 어떤 원인이든 관절염이 있는 경우에는 관절에 무리가 가는 행동을 줄여야 한다.
하지 관절의 경우, 보행 자체가 관절에 무리를 주므로 통증이 있는 동안에는 활동을 최소화 한다. 운동 전에는 고관절 스트레칭을 하여 고관절을 유연하게 충분히 풀어주는 것이 좋다.  운동을 할 때는 엉덩이와 허벅지 주변의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고관절에 체중이 덜 실리는 운동을 해야 하므로 수영이나 무중력 트레드 밀 처럼 다리를 움직이되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는 운동 보조기구의 도움을 받아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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