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 IoT로 '정신건강' 읽는다" KAIST, 새로운 디지털 관리법 제시

  • 강주은 기자
  • 발행 2025-10-21 13:14

▲ KAIST 연구팀이 1인 가구 정신건강 문제 해결을 위해 가정 내 IoT 센서 데이터를 활용, 생활 리듬 변화를 감지해 정신건강 악화 신호를 정밀하게 파악하는 새 디지털 관리 방식을 제시했다. [사진=셔터스톡]

1인 가구 800만 시대를 맞아 고립감과 정신건강 문제가 심화하는 가운데, KAIST 연구팀이 가정 내 사물인터넷(IoT)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개인의 정신건강 상태를 정밀하게 파악할 수 있는 새로운 디지털 관리 방식을 제시했다.


KAIST(총장 이광형) 전산학부 이의진 교수 연구팀은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의 한계를 넘어, 가정 내 IoT 데이터 분석을 통해 일상 리듬이 흐트러지는 것이 정신건강 악화의 핵심 신호임을 입증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연구는 개인 맞춤형 정신건강 관리 시스템 개발의 기반이 될 전망이다.

기존의 스마트폰·웨어러블 기반 추적 방식은 사용자가 기기를 소지하거나 착용하지 않는 집 안에서는 데이터가 누락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에 주목해 청년층 1인 가구 20세대를 대상으로 4주간 가전제품 센서, 수면 매트, 움직임 센서 등을 설치하고 IoT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분석 결과, IoT 데이터를 함께 활용할 경우 정신건강의 변화를 기존 방식보다 훨씬 정확하게 포착할 수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는 수면 시간 감소가 우울, 불안, 스트레스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되었으며, 실내 온도 상승 역시 불안, 우울과 상관관계를 보였다.

참가자들의 행동 패턴은 스트레스 상황에서 냉장고 사용이 느는 ‘폭식형’, 활동량이 급감하는 ‘무기력형’ 등으로 다양했으나, 공통적으로는 생활 패턴이 불규칙할수록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경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특히 특정 행동의 빈도보다는 일상 패턴의 '변동성'이 정신건강의 중요한 예측 요인으로 확인되어, 규칙적인 생활이 정신건강 유지에 핵심적임을 시사했다.


스마트폰 데이터만 사용했을 때보다 가정 내 IoT 데이터를 추가했을 때 우울, 불안, 스트레스 위험 예측 모델의 정확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아졌다.

이의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가정 내 IoT 데이터가 개인의 생활 맥락 속에서 정신건강을 이해하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며 “향후 AI를 활용해 개인별 생활 패턴을 예측하고 맞춤형 코칭이 가능한 원격 의료 시스템 개발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고영지 박사과정 학생이 제 1저자로 참여한 이번 연구는 인간-컴퓨터 상호작용(HCI) 분야 국제 학술지인 ACM 인터랙티브, 모바일, 웨어러블과 유비쿼터스 기술 논문집 9월호에 게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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