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힘 빠지고 시야 흐릿하다면 ‘다발성경화증’ 경고 신호

“자가면역으로 신경 손상…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가 핵심”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5-10-21 11:56

▲젊은층에서 팔·다리 힘 빠짐·시야 흐림이 반복된다면 자가면역질환인 다발성경화증을 의심해야 한다. [사진=셔터스톡]

도움말: 백설희 고려대안산병원 신경과 교수


자가면역질환의 일종인 다발성경화증이 20~40대 젊은층을 중심으로 발생하며, 팔·다리에 힘이 빠지거나 시야가 흐릿해지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의심해봐야 한다는 전문가의 조언이 나왔다.

다발성경화증은 뇌와 척수, 시신경 등 중추신경계를 공격하는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이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자신을 적으로 착각해 신경을 공격하면서 염증과 손상이 생기고, 이로 인해 다양한 신체 증상과 장애가 나타난다.


남성보다 여성에게 더 흔하며, 정확한 발병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유전적·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백인에서 비교적 흔하고, 아시아인과 흑인에게는 드문 편이다.


위도 45~60도 지역에서 유병률이 높은데 이는 일조량이 적고 비타민D 수치가 낮은 환경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청소년기 비만, 흡연, 과음도 발병 위험 요인으로 꼽힌다.

주요 증상은 ▲팔·다리에 힘이 빠짐 ▲감각 저하 ▲시야장애 등이다.


중추신경계 손상으로 척수염, 시신경염이 발생할 수 있으며, 걸음걸이 이상, 복시(사물이 두 개로 보임), 안면 근육 마비, 실어증 등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환자의 상당수는 극심한 피로감과 함께 인지 저하, 우울감, 수면장애를 호소한다.

이 질환은 증상이 호전됐다가 다시 악화되는 재발성 경과를 보인다. 초기에는 회복되는 듯하다가도 반복적인 재발로 신경 손상이 누적되면 시력 상실 등 영구적인 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

문제는 다발성경화증이 다른 신경계 질환과 유사한 증상을 보인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확한 감별 진단이 필수적이다. 진단 시에는 신경과 전문의의 병력 청취와 신경학적 검사, 뇌 MRI, 뇌척수액검사, 유발전위검사, 혈액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시행해 다른 질환과 구분해야 한다.

완치가 어렵지만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를 통해 충분히 관리가 가능하다. 급성기에는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하고, 반응이 없을 경우 혈장교환술을 고려한다.


이후 질병조절치료를 통해 재발 빈도를 줄이고 신경 손상 진행을 늦춘다. 최근에는 주사제뿐 아니라 경구제 등 다양한 치료제가 개발돼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됐다.


▲고려대안산병원 신경과 백설희 교수 [사진=고려대안산병원]


백설희 고려대안산병원 신경과 교수는 “다발성경화증은 조기에 정확한 진단을 받고 꾸준히 치료하면 충분히 조절 가능한 질환”이라며 “최근 치료제 발전으로 환자들의 삶의 질도 향상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이 많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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