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세 이전 스마트폰 사용, 아이 건강선 무너뜨린다"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5-12-03 03:01

▲ 12세 이전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을 방해하고 비만 위험까지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셔터스톡]

12세 미만 아동이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하면 수면 부족과 비만 위험이 높아지고, 정신건강에도 부정적 영향이 커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필라델피아 소아병원·캘리포니아대 버클리·컬럼비아대 공동 연구진은 청소년 초기 스마트폰 사용과 건강 지표 변화를 분석한 논문을 1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소아과학(Pediatrics)에 발표했다.


연구는 2018~2020년 ‘청소년 뇌인지 발달 연구(ABCD)’에 참여한 미국 전역 청소년 1만여 명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진행됐다.

분석 결과, 12세 이전에 스마트폰을 사용하기 시작한 아동은 수면 질이 떨어지고 체중 증가 위험이 더 높은 경향을 보였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이 늘어날수록 잠드는 시간이 늦어지고 숙면 시간이 줄어드는 패턴이 확인됐으며, 이 같은 수면 부족은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첫 스마트폰 사용 연령이 낮을수록 우울감·불안 등 정신건강 지표가 더 나쁘게 나타나는 경향도 확인됐다.


연구팀은 “같은 시간을 사용하더라도, 어린 나이에 스마트폰을 접한 아이일수록 심리적 영향이 더 크게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발달 단계가 빠른 시기일수록 외부 자극에 더 민감하기 때문이다.

흥미롭게도 12세까지 스마트폰이 없었던 아동이라도 이후 스마트폰을 갖게 되면 1년 뒤 정신건강이 악화되는 경향이 관찰됐다.


반면 같은 시기에도 스마트폰을 계속 사용하지 않은 아동은 정신건강 변화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연구진은 “스마트폰 사용 시작 시점 자체가 청소년의 감정·수면·사회적 행동 변화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연구는 스마트폰 사용 콘텐츠 유형(영상, SNS, 게임 등)은 분석하지 않았으며, 태블릿·아이패드 등 다른 IT 기기 사용은 건강 지표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저자인 랜 바질레이 박사(필라델피아 소아병원 아동·청소년 정신과)는 “12세와 16세는 발달적으로 매우 다르다”며 “스마트폰 사용을 한 살이라도 더 어린 나이에 시작하면 부정적 영향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스마트폰이 사회적 관계나 학습을 돕는 긍정적 측면도 있는 만큼, 부모는 언제·어떤 방식으로 허용할지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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