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수명 83.7세…건강하게 사는 시간은 65세에 그쳐”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5-12-04 11:32

▲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3.7세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질병 없이 지낼 수 있는 기간은
여전히 짧아 노년기 건강 관리가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장수 사회가 굳어지고 있지만, 실제로 질병 없이 생활할 수 있는 기간은 여전히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래 사는 것보다 노년기의 건강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4년 생명표’에 따르면 지난해 출생아의 기대수명은 83.7세로 전년보다 0.2년 증가했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일시 감소했던 수명이 2년 만에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여성은 86.6세, 남성은 80.8세로 집계됐으며 남녀 차이는 지속적으로 축소되는 추세다.

그러나 기대수명 증가가 곧바로 삶의 질 향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65.5세에 그쳐 기대수명과 18년 이상 차이가 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생애 후반 상당 기간을 만성질환, 근골격계 질환, 심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건강 문제와 함께 보내게 됨을 시사한다.


전문가들은 건강수명 격차 확대의 배경으로 만성질환 증가와 근감소, 체력 저하, 주요 질환의 잔존 위험 등을 언급한다.


생활습관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것과 달리 예방·조기관리 체계는 이에 충분히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로 인해 노년층의 일상생활 유지 기간은 짧아지고 의료비 부담과 가계 돌봄 부담은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한국의 기대수명은 OECD 국가 중에서도 높은 수준이다. 여성은 일본·스페인에 이어 3위, 남성은 1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저출생과 초고령화가 동시에 진행되는 한국에서는 ‘얼마나 오래 사는가’보다 ‘건강하게 사는 기간이 얼마나 유지되는가’가 더 중요한 지표로 평가되고 있다.


보건의료계는 건강수명 향상을 위해 생활습관 관리, 규칙적인 신체활동을 통한 근감소 예방, 균형 잡힌 식습관 유지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주요 사망 원인을 조기에 발견하는 검진 참여 확대와 지역사회 기반의 고령층 건강관리 서비스 강화도 요구된다.

한국의 기대수명이 꾸준히 늘어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앞으로 건강수명 확대가 국가 보건정책의 핵심 지표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령층의 독립적 생활 유지 기간을 늘리는 것이 의료비 지출 구조와 사회적 부담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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