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부족 전망 낮춰 잡았다…증원 논의 ‘재조정’ 국면

2037년 부족 인력 2530~4800명 추계…정부, 수급 모형 6개로 압축
  • 구재회 기자
  • 발행 2026-01-21 00:52


정부가 2037년 기준 국내에서 부족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사 수를 2530명에서 최대 4800명으로 제시하고, 이를 토대로 의과대학 정원 증원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의사 수급 전망 범위가 기존보다 줄어들면서, 증원 규모와 속도를 둘러싼 논의가 본격적인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20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제4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2027학년도 이후 의사 인력 양성 규모와 의과대학 교육 여건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보정심은 정부와 의료 공급자·수요자 단체,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 정책 심의기구로, 지난해 구성된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의 결과를 바탕으로 의대 정원을 심의하고 있다.

이날 회의에서는 추계위가 제시한 12개 의사 수급 모형의 장단점을 검토한 뒤, 의료 환경 변화 가능성과 정책 추진 방향을 고려해 6개 모형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보정심은 앞선 회의에서 수급 추계 기준 연도를 2037년으로 정한 바 있는데, 이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5년간 적용될 의대 정원이 실제 의료 인력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시점을 고려한 결정이다.

선정된 6개 모형에 따르면, 2037년 기준 의사 인력 부족 규모는 최소 2530명에서 최대 4800명으로 추산된다. 부족 규모를 최소치로 가정하더라도 향후 5년간 연평균 500명 안팎의 증원이 필요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만 정부는 공공의대와 신설 의대에서 배출될 인력을 별도로 고려하기로 했다.


보정심은 공공의대와 신설 의대가 2030년부터 연 100명씩 학생을 선발해 각각 2034년과 2036년에 의사를 배출할 것으로 가정하고, 2037년 기준 부족 인력에서 600명을 제외한 뒤 기존 40개 의대의 증원 규모를 심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의대의 실제 증원 폭은 당초 계산보다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의사 부족 전망치가 논의 과정에서 점차 낮아지는 데 대해 의료계의 영향력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추계위는 지난해 12차례 회의를 거쳐 2040년 기준 의사 부족 규모를 5704명에서 최대 1만1136명으로 추산했으나, 이후 보정심 논의 과정에서 수치가 여러 차례 조정됐다.


이를 2037년 기준으로 환산하면 한때 2530명에서 7261명까지 제시됐지만, 이번 회의에서는 상한선이 4800명으로 더 낮아졌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는 일부 위원들의 반대로 6개 모형 채택을 두고 표결이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의사 수급 전망과 증원 규모를 둘러싼 의견 차이가 여전히 크다는 방증이다.

한편 교육부는 이날 회의에서 의대 교육 여건 점검 결과를 보고했다. 전국 40개 의대 가운데 서울 소재 8개 대학을 제외한 32개교를 대상으로 교원 수, 교육시설, 교육병원 등을 살펴본 결과, 법정 기준과 의학교육 평가인증 기준을 전반적으로 충족하고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복지부 관계자는 “앞선 회의에서 증원 인력은 지역의사제에 적용한다는 대원칙을 세웠고, 이번 회의에서는 추계 모형을 6개로 압축해 논의를 본격화했다”며 “제시된 범위 안에서 교육 여건 등을 충분히 고려해 최종 증원 규모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오는 22일 의사 인력 증원과 관련해 전문가와 사회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공개 토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 차질이 없도록 전문가와 사회 각계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속도감 있게 논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헬스케어저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