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은 더 흔해졌고, 생존은 더 길어졌다

암환자 5년 생존율 74%…전립선암 남성 1위·암 생존자 273만명 시대
  • 김지현 기자
  • 발행 2026-01-20 13:09

▲ 최근 5년간 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4%에 이르며, 암은 더 이상 곧 사망을 뜻하지 않는 질환으로 인식되고 있다. [사진=셔터스톡]

최근 5년간 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생존율이 74%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암 진단 이후 치료 성과가 꾸준히 개선되면서 ‘암은 더 이상 곧 사망을 의미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수치로 확인된 셈이다.

보건복지부와 중앙암등록본부(국립암센터)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국가암등록통계’를 발표했다.

통계에 따르면 2019∼2023년 암을 진단받은 환자의 5년 상대 생존율은 73.7%로 집계됐다. 이는 2001∼2005년(54.2%)과 비교해 19.5%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치료 기술 발전과 조기 진단 확대가 생존율 개선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 [자료=보건복지부]

2023년 새로 발생한 암 환자는 28만8천613명으로 전년보다 2.5% 증가했다. 이는 암 통계가 처음 집계된 1999년(10만1천854명)의 약 2.8배에 해당한다. 다만 인구 구조 변화를 고려한 연령 표준화 발생률은 인구 10만명당 522.9명으로, 최근 몇 년간 큰 변화 없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재의 암 발생률이 유지된다고 가정할 경우, 우리 국민이 평생 암에 걸릴 확률은 남성 44.6%, 여성 38.2%로 추정된다. 남성은 약 2명 중 1명, 여성은 3명 중 1명꼴이다.

암 발생 양상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2023년 기준 남녀 전체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 암은 갑상선암이었으며, 이어 폐암·대장암·유방암·위암 순이었다. 특히 남성에서는 전립선암이 폐암을 제치고 통계 공표 이래 처음으로 발생률 1위를 차지했다.


▲ [자료=보건복지부]

전립선암은 1999년까지만 해도 9위에 머물렀지만, 고령화와 식습관의 서구화, 비만 증가 등의 영향으로 빠르게 늘어왔다. 이중규 복지부 공공보건정책관은 “인구 구조 변화가 암 발생 구조 자체를 바꾸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여성의 경우 유방암, 갑상선암, 대장암, 폐암, 위암 순으로 발생 빈도가 높았다. 여성 폐암과 관련해 조리연기(조리흄)가 원인으로 거론되기도 하지만, 국립암센터는 “흡연이나 요리와 무관한 사례도 있어 단일 원인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암 발생 양상은 더욱 뚜렷하다. 0∼9세는 백혈병, 10∼40대는 갑상선암, 50대는 유방암, 60대 이상에서는 폐암이 가장 많이 발생했다. 2023년 신규 암 환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의 50.4%로, 암 환자 절반 이상이 고령층에 속했다.

생존율은 암종별로 큰 차이를 보였다. 갑상선암(100.2%), 전립선암(96.9%), 유방암(94.7%)은 생존율이 매우 높았지만, 폐암(42.5%), 간암(40.4%), 췌장암(17.0%)은 여전히 절반에도 못 미쳤다.


특히 조기에 진단된 암의 생존율은 92.7%에 달했으나, 원격 전이 상태에서 진단된 경우는 27.8%에 그쳐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암을 경험하고 치료 중이거나 완치된 암 유병자는 2023년 기준 273만2천906명으로, 국민 19명당 1명꼴이다. 이는 전체 인구의 5.3%에 해당한다. 암 생존자가 급증하면서 치료 이후의 삶과 만성 관리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우리나라의 암 발생률은 주요국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사망률은 인구 10만명당 64.3명으로 일본과 미국보다 낮았다. 복지부는 이를 “조기 검진과 치료 성과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린 결과”로 평가했다.

양한광 국립암센터 원장은 “암 유병자가 273만명에 이르고 고령 암 환자가 늘면서 암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예방과 치료뿐 아니라 생존자 지원까지 포함한 국가암관리사업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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